칠레 광부 33명 빼낼 구 조용 통로 뚫었다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187호 01면

9일 아침 8시(현지시간), 칠레 북부 산호세 광산에 마침내 사이렌이 울렸다. 8월 5일 갱도 붕괴 사고로 33명의 광부들이 갇혀 있는 지하 624m 공간까지 구조용 통로가 뚫렸음을 알리는 사이렌이었다. 그 소리를 듣던 현장 주변의 광부 가족들과 칠레 국민, 그리고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취재진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붕괴 사고 후 65일 만에 날아든 낭보다.

이르면 12일 구조 시작

AP·AFP 등 외신은 이날 일제히 긴급뉴스로 “33명의 광부들이 마침내 탈출구를 갖게 됐다”며 구조용 통로 관통 소식을 타전했다. 구조 통로는 특별히 제작된 탈출용 캡슐이 오르내릴 수 있을 정도의 폭으로 굴착됐다. 현지 구조대는 통로가 무너지지 않도록 마지막 4m의 암석을 조심스럽게 굴착했다고 밝혔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이 소식을 접한 직후 “비극이 될 수도 있었던 사건이 축복이 됐다”며 기뻐했다. 외신들은 구조터널 보강 작업을 거쳐 이르면 12일부터 광부들을 지상으로 한 명씩 끌어올리는 구조 작업이 시작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광부 구조 작업은 지상에서 캡슐을 타고 구조대원이 매몰 지점으로 투입되면서 시작된다. 광부 한 명을 캡슐에 태워 구조하는 데 길게는 1시간30분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33명 전원을 구조하려면 길게 잡아 이틀이 필요할 것으로 구조팀은 전망했다. 매몰된 광부는 칠레인 32명과 볼리비아인 1명인데, 일부 피부 감염 외에는 모두 건강상태가 좋은 것으로 전해졌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