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아침 8시(현지시간), 칠레 북부 산호세 광산에 마침내 사이렌이 울렸다. 8월 5일 갱도 붕괴 사고로 33명의 광부들이 갇혀 있는 지하 624m 공간까지 구조용 통로가 뚫렸음을 알리는 사이렌이었다. 그 소리를 듣던 현장 주변의 광부 가족들과 칠레 국민, 그리고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취재진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붕괴 사고 후 65일 만에 날아든 낭보다.
이르면 12일 구조 시작
AP·AFP 등 외신은 이날 일제히 긴급뉴스로 “33명의 광부들이 마침내 탈출구를 갖게 됐다”며 구조용 통로 관통 소식을 타전했다. 구조 통로는 특별히 제작된 탈출용 캡슐이 오르내릴 수 있을 정도의 폭으로 굴착됐다. 현지 구조대는 통로가 무너지지 않도록 마지막 4m의 암석을 조심스럽게 굴착했다고 밝혔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이 소식을 접한 직후 “비극이 될 수도 있었던 사건이 축복이 됐다”며 기뻐했다. 외신들은 구조터널 보강 작업을 거쳐 이르면 12일부터 광부들을 지상으로 한 명씩 끌어올리는 구조 작업이 시작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광부 구조 작업은 지상에서 캡슐을 타고 구조대원이 매몰 지점으로 투입되면서 시작된다. 광부 한 명을 캡슐에 태워 구조하는 데 길게는 1시간30분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33명 전원을 구조하려면 길게 잡아 이틀이 필요할 것으로 구조팀은 전망했다. 매몰된 광부는 칠레인 32명과 볼리비아인 1명인데, 일부 피부 감염 외에는 모두 건강상태가 좋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