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캠퍼스 특강 … “신문을 매일 매일 읽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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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을 매일매일 읽어라. 외국어 하나는 반드시 익혀라. 그리고 자신만의 시를 읊을 줄 알아야 한다”

지난달 29일 허병기(사진)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은 아산캠퍼스를 방문해 학생들에 젊었을 때 꼭 시작해야 할 3가지를 당부했다. 그는 2008년 8월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기술과 기술, 인문학과 공학이 융합하는 이른바 ‘학문융합’을 주장하며 새로운 직업훈련과 산학협력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더불어 취임과 동시에 전국에 퍼져있는 35개 캠퍼스를 돌며 학교 현황을 파악하고 학생들을 상대로 특강을 펼치고 있다. 2년 동안 35개 캠퍼스를 평균 2번 이상 방문했다. “현장경영을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주제의 특강을 마치고 나온 그를 만났다.

-아산캠퍼스도 두 번째 방문인가.

그렇다. 전국 35개 캠퍼스를 평균 2번 이상 방문했다. 2년 전 취임할 때 현장경영을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교육현장에 가면 교수, 학생들과 대화하고 지역에 있는 기업도 방문해 취업도 부탁한다.

-한국폴리텍대학은 어떤 대학인가.

고용노동부 산하 국책특수대학으로 실무중심의 직업중심대학이다. 산업학사(2년제) 학위과정과 기능사(직업훈련)과정을 혼합운영하고, 재직자 직무능력향상 훈련 등을 실시하고 있다. 전국에 11개 대학(4개의 특성화대학 포함) 35개 캠퍼스, 284개 학과로 구성돼 있다.

-일반대학과 다른 점이 있다면.

대학을 졸업하고도 직장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는 청년들이 넘쳐나고 있다. 폴리텍대학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길러내는 직업훈련 대학이다. 평소 ‘취업률과 연봉으로 보여주자’는 말을 자주한다. 올해 졸업생 중 초임 연봉 4000만원 이상 받는 학생이 74명이다. 2300만원 이상이 3800명이다. 이중 수중용접기술을 배운 졸업생 하나는 1억6000만원의 연봉을 받고 호주에 있는 기업에 취직했다. 새로운 태양광 전기발전 기술을 개발해 상을 탄 졸업생 7명은 전원 삼성전자에서 보쌈(?)해 갔다.

-폴리텍대학을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한국폴리텍대학은 이제 5년 밖에 되지 않았다. 아인슈타인도 독일의 폴리텍대학인 취리히 연방공과대학을 졸업했다. 한국폴리텍대학은 ‘평생기술 평생직업’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기술인재 양성을 위해 노력해 왔다. 1960년대만 해도 기능인을 낮춰보는 그릇된 편견이 있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단순 기능이 아니라 기술과 기술, 인문학과 공학이 융합하는 기술을 필요로 하는 크로스오버, 통섭교육의 시대다. 폴리텍대학은 시대와 기업이 요구하는 다재 다능한 기술인재를 길러내는데 교육방향이 맞춰져 있다.

-재직자를 위한 교육프로그램도 있나.

폴리텍대학의 고유기능 중 하나가 재직자 직무능력 향상교육이다. 올 들어서 전국에 있는 캠퍼스에서 14만5000여명 재직자를 상대로 직무능력 향상교육을 실시했다. 한해 평균 17만~18만명의 재직자가 교육을 받는다. 아산캠퍼스도 최근 위니아만도 근로자 2000여 명을 상대로 교육을 실시해 기업으로부터 생산성이 크게 향상됐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

-학생들에게 어떤 말을 했나.

자기 가치를 깨달아야 한다. 학생 개개인은 우주에서 하나밖에 없는 독창적인 존재다. 스스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슨 일에 재주가 있는지 알지 못하고 대학에 간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실제로 폴리텍 대학 1년 과정 학생 중 45%가 다른 일반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다. 스스로 할 일을 선택하고 목표를 향해 가는 길이 즐거워야 성공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매일매일 신문을 읽을 것을 주문했다. 그리고 외국어 하나는 꼭 해야 하고 자기만의 시를 외워 읊을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해주었다.

장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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