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대학혁신 성공 위해선 기득권 포기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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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윤종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이 16일 교육인적자원부에 대해 "혁신을 위해서는 교육부가 기득권을 양보해야 한다"며 쓴소리를 했다. 교육부 직원을 대상으로 '내가 바라본 대학교육, 내가 바라는 대학 혁신'이란 주제로 특강을 하는 자리에서다. 이 자리에는 400명이 넘는 교육부 본부 직원 중 300여명이 참석했다.

윤 부회장은 "혁신을 위해서는 위기감이 있어야 하며, 위기감은 정확한 현실인식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많은 저항이 따르는 혁신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기득권을 포기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교육 분야의 3개 기득권 세력인 교육부, 학부모, 학교.교육자들의 양보와 타협이 절실하다"고 주문했다. 윤 부회장은 우리 대학교육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어나갔다. 그는 양적 성장을 따라가지 못하는 대학교육의 낮은 질과 경쟁력부터 지적했다. 대학교육 내용이 산업현장의 요구와 동떨어져 있는 현실도 꼬집었다. 그는 "대학 간 경쟁이 부족하고 퇴출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며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부회장은 초.중등교육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평준화 교육으로 인한 하향 평준화 문제를 우선 꼽았다. 그는 "외국에 비해 영재를 조기 발굴해 교육하는 시스템이 부족하다"며 "부산 과학영재고와 같은 학교가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똑똑한 몇 사람이 많은 사람을 먹여 살린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편 강의를 들은 교육부의 한 장학사는 "삼성전자의 예를 들어가며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수월성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대목 등 수긍할 만한 내용이 많았고, 정책 수립에도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는 강연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마련한 이번 특강은 산업계 CEO.대학총장 등 사회지도자들의 혁신마인드를 공유하고 교육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수용하기 위한 자리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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