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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융합은 메가 트렌드 … 신문·방송 결합은 필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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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한국의 미디어 시장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미디어 융합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신문 텍스트와 방송 동영상의 결합은 필수적이다. 중앙일보는 이런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29일 호주 시드니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010 포브스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콘퍼런스’에서 미디어 산업 부문 연사로 나선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은 이같이 강조했다. 홍 회장은 28~29일 열린 콘퍼런스에 국내 CEO 중 유일하게 연사로 참석해 급변하고 있는 한국 전통 미디어·뉴미디어 산업의 현황과 중앙 미디어그룹의 도전에 대해 설명했다.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왼쪽에서 넷째)이 29일 호주 시드니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010 포브스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콘퍼런스’에서 한국 미디어 산업의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게리 왕 중국 투도우닷컴 사장, 라이언 스톡스 호주 세븐그룹홀딩스 사장, 리홍민 베트남 VNG 회장, 홍 회장, 티머시 포브스 미국 포브스 사장, 사회자인 센틸 쳉갈바라얀 인도 네트워크18 사장. [시드니=최지영 기자]

이번 행사에는 세계 각국 기업의 CEO 400여 명이 참석해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세계 경제 ▶미디어 산업 ▶환경 경영 ▶기술 혁신 ▶중국 경제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다음은 홍 회장의 발표 내용과 토론 요지.

▶홍석현 회장=한국 미디어 시장은 프런티어 시장이자 실험장이다. 다양한 뉴미디어와 서비스가 먼저 선보였다. 판도라 동영상 포털, 싸이월드가 각각 유튜브와 마이스페이스보다 앞섰다. 페이스북보다 10년 앞선 아이러브스쿨도 있었다. 하지만 폐쇄적인 경영으로 세계화엔 실패했다.

미디어 컨버전스라는 메가 트렌드에서는 신문과 방송의 겸영이 필수적이다. 한국 최대 복합미디어그룹인 중앙일보가 종합편성방송 사업에 뛰어들려 하는 이유다. 중앙 미디어그룹은 이미 충분한 재원과 국제 네트워크, 콘텐트 제작 능력을 갖췄다. 한국 최대의 인물정보 등 강력한 콘텐트뿐 아니라 케이블·인터넷·위성방송·잡지·신문 등 미디어 수평·수직 포트폴리오를 동시에 갖춰 나가고 있다.

디지털 세대인 젊은이들은 동영상을 보기 위해 돈을 기꺼이 지불한다. 정해진 시간이 아니라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콘텐트를 보는 유료화 모델이 한국에선 정착됐다. 엔터테인먼트·드라마 등이 인기다. 중앙일보는 ‘브랜드 비즈니스’를 추구한다. 정책 결정과 리더들에 영향을 미치는 신문은 미디어 그룹의 대표 브랜드로 모함 역할을 한다. 여기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다양한 플랫폼을 확장하고 있다.

창의적 사회와 산업을 위한 정부의 역할은 통섭적 교육과 창업 지원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 등 선진국은 이미 시행 중이다. 최근 디지로그(digital+analog) 개념이 관심을 끌었다. 멋진 디지털 기기도 일상생활에 필요한 아날로그 감성을 만족시켜야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라이언 스톡스 호주 세븐그룹 홀딩스(채널7방송) 사장=올드 미디어는 죽지 않았고, 접근 방식만 다양해졌다. 세븐도 4G 무선 형태의 플랫폼 사업에 진출했다. TV는 공짜, 신문은 돈 내고 본다는 개념이 바뀔 것 같지는 않다.

▶리홍민 베트남 VNG(베트남 최대 포털) 회장=지난해 론칭했지만 이미 베트남 내에서 사용자가 페이스북보다 많다. 베트남과 중국에선 정부 통제하에 있는 기존 신문과 방송이 지루해 우리같이 재미를 제공하는 기업에 기회가 있다.

▶게리 왕 중국 투도우닷컴(동영상 공유사이트) 사장=새로운 서비스가 선보이면 초기 단계에서 이용자들이 유료화 모델에 익숙하도록 해야 한다.

▶티머시 포브스 미국 포브스 사장=SNS와 마케팅이 결합된 인터넷 광고가 새로운 수익 모델이 될 수 있다. 포브스는 기업이 돈을 내고 광고와 결합된 콘텐트를 포브스닷컴에서 보여주는 블로그인 ‘애드 보이스(Ad Voice)’를 시도 중이다. 앱스토어에서 포브스 매거진이 수익을 내려면 편리한 결제 방식, 적정한 가격이 성공의 관건이다.

시드니(호주)=최지영 기자

☞◆포브스 글로벌 CEO 콘퍼런스=미국 미디어그룹 포브스가 세계 각국 주요 기업인과 정계 리더들을 초청해 경제·경영 현안에 대해 토론하는 행사. 올해가 10년째로 매년 가을 열린다.



“1990년대 같은 선진국 고성장시대 온다”

글로벌 기업 CEO 전망
“미 경제 곧 회복기 진입”

행사에 참석한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세계 경제에 대해 대체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신흥 경제국의 성장세가 경기 회복을 떠받치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미국 경제는 곧 회복기에 접어들 것이란 예측이 많았다.

◆“1990년대 같은 호황 곧 온다”=스티브 포브스 미국 포브스미디어 회장은 “미국 경제의 경우 펀더멘털이 그다지 좋진 않지만 활발히 개혁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이 다시 발생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45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억만장자 겸 투자가 켄 피셔 미 피셔인베스트먼트 회장은 한층 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선진국들이 장기간 저성장의 시대에 돌입했다는 ‘뉴 노멀(New Normal)’은 바보 같은 개념”이라며 “뉴 노멀이 아니라 고성장을 구가했던 1990년대 같은 ‘올드 노멀’의 시대”라고 강조했다.

인수합병(M&A)과 기업 구조조정 전문가로 이름난 억만장자 투자가 윌버 로스 미 WL 로스사 회장은 “미국 경제의 경우 중간선거 덕에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경제개혁 조치가 빠르게 가시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국 산업 중 헬스케어 부문과 지역 소규모 은행들을 유망 투자처로 꼽았다.

◆“위안화 절상 요구 도움 안 돼”=브라질·중국·인도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의 견조한 성장세가 세계 경제 회복의 근간이 될 것으로 참석자들은 내다봤다. 포브스 회장은 “위안화를 절상하라고 중국에 압력을 가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며 “중국과 통화·통상 전쟁에 돌입하면 미국과 글로벌 경제에 악영향만 끼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전역에 13개 고급 백화점을 운영하는 로저 왕 골든이글 회장은 “인구 100만 명이 넘는 중국 도시가 70여 개”라며 “이들 시장의 고급 수요는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최근 대만과 홍콩 여행업체를 인수한 중국 최대 온라인여행사 시트립닷컴의 판민 사장은 “중국 본토뿐 아니라 범 중화경제권의 내부 수요가 워낙 빠르게 증가해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드니(호주)=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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