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사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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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2일 주미대사에 부임할 예정인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그동안 맡아왔던 대표이사 회장.발행인.인쇄인 등 중앙일보 내 모든 직책을 14일자로 사임했다.

홍 회장은 1994년 대표이사로 취임해 중앙일보와 인연을 맺었으며 99년 10월 회장에 올랐다. 그는 취임 후 '제2 창간'을 선언해 기사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전문기자제도를 최초로 도입하고(94년 6월), '종합.경제.스포츠'로 나뉜 섹션신문을 선보였다(94년 9월). 95년 10월 주요 일간지로는 처음으로 전면 가로쓰기를 단행하기도 했다. 지난해 3월엔 보도와 논평을 분리해 기자의 주관이나 입장에 따라 사실관계가 왜곡될 가능성을 제도적으로 방지했다. 홍 회장이 이끈 11년간의 신문 개혁에 힘입어 중앙일보는 국내 최고 수준의 부수와 신뢰를 가진 매체로 성장할 수 있었다.

홍 회장은 또 2002년 5월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세계신문협회(WAN) 회장에 취임했다. 2003년부터는 한국신문협회장으로도 활동해 왔으나 최근 이들 직책에서 모두 물러났다.

중앙일보는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이사회를 전면 개편해 사내.사외 이사로 구성된 이사회를 운영키로 했다. 이사회는 사내인사 5명과 사외인사 4명으로 구성되며 의장은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맡는다. 이 전 총리 이외에 사외이사로 한상호(김&장 법률사무소)변호사, 문국현 유한킴벌리 대표이사 사장,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이사 사장 등을 선임했다.

이사회는 분기별로 회의를 열고 중앙일보의 경영과 제작에 관한 주요 정책이나 방향을 토의.심의한다. 이는 투명한 과정을 통해 합리적이고 독립적인 방향으로 중앙일보를 이끌겠다는 의지의 반영이다. 이 같은 이사회 운영은 뉴욕 타임스나 워싱턴 포스트 등 선진 언론들이 채택하고 있는 방식이다. 한편 중앙일보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대표이사 사장 겸 인쇄인에 송필호 부사장, 사장 겸 발행인.편집인에 권영빈 부사장을 각각 선임했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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