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흔 “두산, 샌드백처럼 치겠다” 김현수 “롯데는 스파링 파트너일 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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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PO 미디어데이 행사. 김경문(두산)·제리 로이스터(롯데) 감독 등 참석자들은 2년 연속 만난 상대를 향해 우선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그러나 화기애애한 분위기도 잠시였다. 양팀 대표 선수로 나온 홍성흔(롯데)과 김현수(두산)가 상대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홍성흔은 롯데가 2008, 2009년 연거푸 준PO에서 무너진 것을 되새기며 “지난 2년간 롯데는 상대의 스파링 파트너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두산을 샌드백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치겠다”고 공세를 퍼부었다. 그러자 김현수는 “(홍성흔에 대한) 우리 투수들의 분석이 다 끝났다”며 홍성흔에게 “한 번만 더 스파링 파트너가 돼주십시오”라고 응수했다.


대부분의 야구 전문가들이 롯데가 다소 우세할 것이라고 예상한 데 대해서도 서로 양보 없는 설전이 벌어졌다. 두산 주장 손시헌이 “우리는 그동안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는 걸 즐겨왔다”고 하자 홍성흔은 “전문가들이 정확히 짚었다고 본다”고 맞받아쳤다. 이에 손시헌은 “우리는 준PO보다는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서 만날) 삼성과 SK 생각을 하고 있다”고 상대의 기를 꺾기 위해 애썼다.

롯데와 두산은 각각 ‘정규시즌처럼’과 ‘지난해 준PO처럼’을 거듭 강조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올 페넌트레이스에서 롯데가 두산에 12승7패로 앞선 것을 염두에 둔 듯 “정규시즌과 똑같은 상대일 뿐이다. 두산이 그 사이 새로 영입한 선수는 없지 않은가. 유니폼도 같고, 잠실구장도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반면 김경문 감독은 “정규시즌과 단기전은 다르다”며 지난해 준PO에서 롯데에 1패 뒤 3연승한 기억을 되살렸다. 김현수도 “지난해 준PO에서 타격 성적이 좋았다. 올 정규시즌에서는 기대만큼 성적이 좋지 않았으나 가을에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유를 잃지 않았다.

이에 대해 조성환은 “롯데 선수들이 지난해 준PO에서 역전패하며 야구가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며 올해는 다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홍성흔도 “이번 준PO는 너무도 간절한 시리즈다. 낭떠러지에 있는 심정이다. 동료들에게 즐기러 온 게 아니라 이기러 온 것이라고 말해 주고 있다”고 필승 의지를 드러냈다.

신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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