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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전셋값 … 대규모 입주단지 문 두드리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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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이사철을 맞아 전셋값 상승세가 심상찮다. 특히 현재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중은 39.77%로 2005년 4분기(41.01%) 후 4년9개월 만에 가장 높게 나타났다. 경기도에서도 43.46%로 2006년 1분기에 43.99%를 기록한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에 접어들고 상반기 대규모 입주단지들의 물량이 소진되면서 당분간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도권의 교통여건이 편리한 대규모 입주단지 위주로 발 빠르게 움직여야 저렴한 전셋집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난 더 심화될 듯=올해 상반기에는 수도권 전역에 대규모 물량이 입주하면서 전셋값이 안정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들 물량이 대부분 소진된 데다 하반기 입주물량이 예년보다 줄어들고 가을 이사철까지 겹쳐 전세난이 예상되고 있다.

서울에선 특히 강북권의 전셋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강북구는 올봄 입주를 시작했던 미아뉴타운의 전세물량이 전부 소진되면서 주변 아파트의 전세 시세까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전셋집을 구하지 못한 세입자들은 인근 다가구·다세대 주택을 알아보는 중이다.

종로구와 중구는 도심 출퇴근 직장인 수요가 몰리고 있으며 노원구와 도봉구 역시 3억원 미만 중소형 매물을 찾는 세입자들의 문의가 늘어났다.

강북구 번동 한진해모로 109㎡형 전셋값은 올 초 1억4500만원에서 1000만원이 뛰었다. 종로구 창신동 브라운스톤창신(109㎡형)은 2억2500만원에서 2억3000만원으로, 서대문구 냉천동 서대문센트레빌 86㎡형은 2억3000만원에서 2억3500만원으로 올랐다.

수도권은 올 초 신규 아파트가 대규모로 공급되면서 역전세난을 겪었던 경기도 광명시와 남양주까지 전세물건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광명시 철산동에서 시작된 전세값 상승세가 인근 하안동 주공단지들과 소하지구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광명시 하안동 주공11단지 50㎡형의 전셋값은 6650만원에서 7750만원으로 큰 폭으로 뛰었으며, 성남시 신흥동 신흥주공 83㎡형도 9750만원에서 1억1000만원으로 올랐다. 남양주시 진접읍 자연앤 112㎡형도 8500만원으로 올랐다.

평촌 분당신도시 등 1기 신도시는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신혼부부들이 몰리며 전셋값 상승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분당신도시 시범마을 대성공인 서구원 사장은 “대책 발표 후 주택을 구입하려던 세입자들도 집값 하락세를 우려해 전세 재계약을 하거나 다른 전셋집을 알아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연말까지 예정된 입주물량은 110개 단지 5만5000여 가구이며 이 중 다음 달에 입주하는 수도권 아파트는 25개 단지 9000여 가구로 9월 1만3000여 가구의 70%에 불과하다.

대개 이사철인 10월에는 입주물량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올해는 8월에 일찌감치 전국적으로 2만6012가구가 입주하면서 이달엔 최근 3년새 가장 적은 물량이 나왔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분양가 상한제 직전 몰렸던 분양물량 상당수가 입주를 마치면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풀이하고 있다.

조인스랜드부동산 이혜승 리서치팀장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이전에 분양한 물량이 줄면서 7~8월 입주 랠리가 이어진 고양 식사지구, 용인 흥덕·수지지구 등도 입주물량이 줄었다”면서 “벌써부터 서울·수도권 전역에 전세난이 심화될 조짐을 보인다”고 말했다. 

◆전셋집 구할 때 유의점은=전셋집을 구할 때는 유의할 점이 많다. 등기부등본을 떼어 계약자와 등기상의 소유자가 일치하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가족이라 하더라도 본인이 아니면 주인 인감도장과 인감증명서가 첨부된 위임장을 보고 계약해야 한다. 가압류·가등기·가처분 등이 없는지와 지상권·저당권 등이 설정돼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가압류된 집은 보증금을 보장받는 데 불안하기 때문에 피하는 게 낫다. 등기부등본은 계약 때부터 중도금·잔금을 치를 때까지 여러 번 챙겨야 한다.

글=임정옥 기자 jolim@joongang.co.kr
일러스트=강일구 il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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