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철학은 영혼을 고치는 치료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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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옛사람들에게 배우는 삶의 길

크리스토프 호른 지음, 최경은.김성현 옮김

생각의나무, 344쪽, 1만5000원

서양 그리스.로마시대의 철학을 '삶의 기술'이란 관점에서 풀어낸 책이다. 고대인들에게 철학은 훈련을 통해 습득해야 할 실용적 지식이었고, 철학의 목적은 개인의 행복이었다. '철학'이라 하면, 일상과 괴리된 현학적 이론을 떠올리는 것은 최근의 사태일 뿐이다.

서양 고대인들은 철학을 일종의 치료약으로 봤다. 의학이 육체를 치료하는 것처럼 철학의 임무는 인간의 영혼을 고치는 것이었다. 그릇된 견해, 무의미한 탐욕, 잘못된 욕정 등이 '영혼의 질병'이었다. 영혼의 질병은 삶의 자세 혹은 세계관을 바꾸는 훈련으로 치유될 수 있으며 그것이 곧 행복이라고 고대인들은 생각한 것이다. '삶의 기술'이란 표현에서 연상되는 부정적 의미의 '처세술'과는 무관하게 고대인들은 도덕적이었다.

이같은 고대철학의 주제는 중세 이래 기독교와 만나면서 부터 '신과 인간'의 문제로 바뀐다. 개인의 행복은 목적이 아니라 부차적인 문제로 격하됐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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