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부에 적잖은 부담…미국은 안보리 회부 나설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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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국은 북한의 핵보유 선언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10일 오전 10시(미국시간) 현재까지 백악관이나 국무부의 공식적인 반응이 나오진 않았다. 북한 선언이 알려진 것이 미국 시간으로 새벽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보유 선언이 몰고올 여파에 대해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발비나 황(헤리티지 재단 연구원)=미국 정부의 입장에선 달라질 게 크게 없다. 미국은 애당초부터 북한이 핵을 갖고 있다고 보고 그에 따라 전략을 세워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과 한국이 미국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게 항상 문제였다. 이제 북한이 공식적으로 핵보유를 발표함에 따라 중국과 한국 정부는 적지 않은 부담을 안을 것이다. 미국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면서 북한을 제외한 5자가 만나 대책을 수립하고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 그 뒤 북핵 문제를 유엔 안보리로 넘기는 수순을 생각할 것이다. 중국으로선 2008년 올림픽을 앞두고 국제적으로 책임 있는 행동을 하는 국가로 인식되길 원하기 때문에 선택이 어려울 것이다. 북한이 왜 이 시점에서 핵보유를 선언했는지는 의아하다. 단순히 벼랑끝 전술로 보기엔 석연치 않다.

▶데이비드 스타인버그(조지타운대 아시아 연구소장)=부시 행정부는 북핵 문제가 위기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협상을 지연해왔지만 결국 북한은 핵무기를 만들었다. 미국은 1994년 핵위기 때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북한에 갔던 것처럼 고위급 특사를 파견해야 한다. 미국이나 북한이나 서로 체면을 구기지 않으면서 해결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결국은 중국에 더 의존하면서 북한에 압력을 넣어달라고 할 가능성이 있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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