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베링거인겔하임 “한국전통 문화보존에 푹 빠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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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독일계 제약기업 베링거인겔하임은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가족 소유의 제약기업이다. 1885년 설립해 현재 4대째 창업주인 알버트 베링거의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기업철학은 ‘혁신을 통한 가치창조’. 안으로는 직원을 위하고, 밖으로는 기업시민으로의 역할을 하는 ‘ME&WE’의 정신이다.

1976년 설립된 한국베링거인겔하임 또한 같은 가치와 정신을 공유하고 있다. 사회공헌 활동은 크게 세 방향으로 진행된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임직원은 회사의 ‘ME&WE’ 정신에 따라 나눔의 철학을 실천한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제공]

첫째는 의학발전을 위한 사회공헌이다.

대표적인 것이 분쉬의학상 제정. 리하르트 분쉬 박사는 한국 최초의 독일인 의사다. 1901년부터 4년간 고종의 시의(侍醫)로 일하며 당시 세계 의술의 선도적 위치에 있던 독일의학을 한국에 전파했다. 우리나라의 보건정책과 방역대책을 수립하는데도 큰 영향을 미쳤다.

분쉬의학상은 이러한 분쉬 박사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는 한편 한·독의학계의 우호증진과 학술 발전을 위해 1990년 대한의학회와 공동으로 제정했다. 매년 엄격한 심사를 통해 우리나라 의학발전에 공로가 인정되는 의학인 1인에게 ‘본상’을, 2인의 의학도에게는 ‘젊은 의학자상’을 시상한다.

둘째는 문화보전을 위한 사회공헌이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한국의 전통 문화가 후대까지 훌륭한 문화유산으로 전수되도록 2007년부터 서울시와 함께 ‘서울전통예술인상’을 지원하고 있다. 2007년 서울시 무형문화재 4호 지연장(紙鳶匠, 연날리기장)인 노유상 장인을 시작으로, 2008년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 13호인 김은영 매듭장인, 2009년에는 조선시대 궁중 전통주인 향온주장 박현숙(서울시 무형문화재 9호)씨를 후원했다.

특히 한국 전통연의 매력에 흠뻑 빠진 군터 라인케 사장은 노유상 장인으로부터 직접 연 만드는 법을 배워 해외출장을 갈 땐 선물로 전통연을 가져간다. 전통연 홍보대사를 자처하는 것이다. 또 125주년 기업행사 때는 직원들과 함께 125개의 소망을 담은 연날리기 행사를 진행해 전통문화 보존을 실천하고 있다.

군터 라인케 사장은 “한국의 전통 문화는 세계 어느 나라에 내놔도 아름다움이 통한다”며 “이 같은 고유문화가 길이 보전되는데 일조하게 돼 매우 기쁘다” 고 말했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2009년 5월 서울시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지역사회 후원이다.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ME&WE’ 정신을 고취시키고, 나눔의 즐거움을 확산하기 위한 다채로운 ‘퍼네이션(Fun+Donation)’ 활동을 하고 있다.

또 매년 크리스마스 즈음이면 ‘사랑의 바자회’로 한 해를 마무리한다. 수익금은 회사가 매칭그랜트 방식으로 회현동 일대 소년소녀 가장을 비롯한 이웃 주민을 위해 사용한다.

지난해에는 ‘조금 더 따뜻하고 즐거운 연말 만들기’를 주제로 현대문화기부에도 동참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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