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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이란, 3000㎞ 미사일 구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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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 우크라이나가 1999~2001년 이란과 중국에 비밀리에 판매한 옛 소련제 Kh-55 순항 미사일. 사정거리가 3000km에 이른다.

이란과 중국이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장거리 미사일을 비밀리에 구매한 사실이 밝혀졌다. 파이낸셜 타임스(FT)의 3일자 보도다.

우크라이나 그레고리 오멜첸코 의원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1999~2001년 장거리 미사일 Kh-55 6기씩을 이란과 중국에 각각 판매한 사실이 비밀경찰의 조사 결과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어 "미사일 불법 판매에는 레오니트 쿠치마 전 대통령이 관여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내용은 최근 정권을 잡은 유셴코 대통령 측의 '과거사 조사' 과정에서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

옛 소련이 제작한 Kh-55 미사일은 사정거리 3000㎞의 공대지 순항 미사일이다. 초정밀 유도 장치를 갖추고 있다. 냉전시절 우크라이나에 주둔했던 소련군이 철수하면서 넘겨준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이 미사일을 'AS-15 캔트'라는 코드명으로 부르고 있다.

이란의 장거리 미사일 확보는 중동의 전략 판도 변화를 의미한다. 지금까지 이란은 핵 개발만 추진했을 뿐 장거리 공격수단이 없었다.

그러나 사정거리 3000㎞의 미사일을 손에 넣은 이상 '불구대천의 원수' 이스라엘은 물론 이라크와 이집트를 공격할 수 있다.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이스라엘 텔아비브까지의 거리는 2000㎞다. 이란의 ISNA통신은 지난해 8월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야돌라 자바니의 말을 인용, "이스라엘의 핵시설과 핵무기를 포함해 시온주의자들의 영토 전체가 우리의 개량 미사일 사정권 내에 들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도 이란의 핵.미사일 개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3일 국정연설에서 "이란은 세계 제일의 테러 후원국이며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앞서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도 지난해 11월 "이란이 핵 탑재 미사일을 개발 중이라는 정보가 있다"고 말했었다.

최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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