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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좀 놀아본 가족은 알죠, 낄낄깔깔 한가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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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1면

‘놀이하는 사람들’ 대표이자『전래놀이 101가지』저자인 이상호(충북 칠금초등학교 교사)씨 에게서 쉽게 할 수 있는 전통놀이를 알아봤다. 아이들에겐 다른 사람들과 함께 노는 방법과 져도 마음을 다스리며 패배를 인정할 줄 아는 방법을 가르치는 기회가 된다는 것이 그가 전통놀이를 추천하는 이유다.

세세한 규칙을 모른다고? 규칙을 자기 식대로 만드는 것도 놀이의 재미다. 그러니 규칙을 만들어볼 것.

글=이도은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윷놀이, 규칙을 바꿔 더 스릴 있게

서울 잠신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이 추석을 앞두고 전통 윷놀이를 체험했다. 전통 윷은 길이가 어른 손 두 뼘 정도로 크며, 멍석이 깔린 바닥에 던지는 게 전통 방식이다. [장소협찬=국립민속박물관]

대한민국 대표 민속놀이인 ‘윷놀이’에서 기존의 말판 대신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 보자. 요즘처럼 ‘공정한 사회’가 쟁점일 때라면, 윷과 모만 좋은 게 아니다. 도개걸윷모가 고르게 나오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의 규칙’은 이렇게 만들면 된다.

손가락 윷놀이 말판은 치우고 손가락만 있으면 된다. 엄지는 도, 검지는 개, 중지는 걸, 약지는 윷, 애지는 모다. 왼쪽 손을 바닥에 둔 채 오른손으로 윷을 던져 도가 나오면 엄지, 개가 나오면 검지를 접는다. 다시 던졌는데 또 ‘도’가 나오면 엄지를 편다. 이렇게 게임을 진행해 다섯 손가락을 먼저 다 접으면 최종 승자가 된다. 큰 수가 아니라 골고루 나와야 이기는 게 묘미다.

산가지 윷놀이 원리는 손가락 윷놀이와 같지만 인원이 많아 팀으로 나눠 할 때 유용하다. 산가지란 가늘고 긴 막대기를 말한다. 팀별로 성냥개비나 나무젓가락 15개를 마련한다. 이 산가지를 도개걸윷모에 각각 1~5개로 나눠놓는다. 윷을 던져 도가 나오면 1개짜리 산가지를 빼고, 윷이 나오면 4개짜리 산가지를 뺀다. 또 던져서 도가 나오면 빼놨던 1개짜리 산가지를 다시 들여놓는다. 이렇게 해서 산가지를 다 털어내면 이긴다.

변형 말판 말판 중간중간 판세를 바꿀 만한 규칙을 정한다. 일례로 ‘애기업기’ 칸에 걸리면 아직 말판에 나오지 않은 말을 함께 엎어 진행할 수 있다. 또 ‘함정’ 칸에 걸리면, 다음 차례에선 쉬어야 한다. 이 밖에 ‘복불복’ 칸도 만들어볼 것. 이곳에 말이 멈추면 다음 차례가 던지는 윷에 따라 칸을 옮겨야 한다. 이 밖에도 원하는 대로 말판을 변형해볼 것.

어려운 전통놀이, 쉽고 단순하게

고을 모둠 조선시대 서당에서 하던 놀이다. 책에 씌어 있는 한자들을 조합해 고을 이름을 누가 많이 찾는가를 겨루는 것. 이걸 한글로 바꾸자. 가족별로 신문·잡지·책에서 한 페이지를 골라 그 속에 있는 글자들을 지명으로 조합하면 된다. ‘철수는 동물원에서 원숭이를 봤다’라는 문장에선 ‘수원’ ‘철원’ 등을 찾을 수 있다. 10분 안에 가장 많이 찾아낸 팀이 승자다.

쌍륙 ‘쌍륙’은 주사위를 이용한 놀이다. 옛 방법은 규칙도 복잡하고 오래 걸린다. 단순화된 쌍륙판을 이용하면 쉽게 할 수 있다. 먼저 상하좌우 6개씩 36칸이 있는 판을 그린다. 판의 위·아랫줄엔 1~6까지, 왼쪽·오른쪽 줄엔 가나다라마바를 적는다. 한 팀은 숫자, 다른 팀은 글자를 맡는다. 팀당 12개 말을 칸마다 2개씩 놓고, 이 말을 맨 위에서 맨 아래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모두 옮기는 게임이다. 주사위를 던져 나온 수만큼 칸을 건널 수 있다. 주사위 2개의 숫자를 합쳐 말 1개만 갈 수도 있고 2개의 말을 각각 움직일 수도 있다. 처음 던진 주사위 숫자가 맘에 안 들면 두 번째 주사위를 첫 번째 주사위와 부딪치게 던져 뒤집을 수도 있다. 상대편 말이 한 개일 때는 잡을 수도 있지만, 2개가 겹쳐 있으면 잡지 못한다.

마당에서 여럿이 신나게


투호 통 안에 화살을 던져 집어넣는 것으로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도구를 판다. 도구가 없으면 분유통에 바둑알을 던져도 된다. 가족당 돌을 10개씩 주고 여러 명이 팀별로 놀아도 재미있다.

그림 1

강 건너기 논두렁에서 하던 놀이를 본뜬 것. 바닥에 <그림1>을 그린다. 공격팀이 모두 한쪽 끝에 서면 수비팀은 넓은 칸에 2명씩 배치된다. 수비팀을 피해 반대편 끝까지 한 명이라도 살아가면 이긴다. 놀이 중 공격자는 수비자가 몸을 치면 죽게 되고, 반대로 수비자는 공격자에게 밀려 강에서 벗어나면 죽는다.

어미새끼 운동장처럼 넓은 공간에서 할 수 있는 놀이. 2인1조로 한 명은 어미, 다른 한 명은 새끼가 된다. 먼저 목적지를 정하고, 어미끼리 가위바위보를 해서 새끼를 목적지를 돌아 제자리로 오게 한다. 주먹으로 이기면 5발, 보자기는 3발, 가위는 1발 등 거리를 달리하는 것이 포인트. 새끼가 돌아오면 바통 터치를 하고, 새끼가 가위바위보를 한다. 어미까지 다 다녀온 팀이 이긴다.

그림 2

고백신 ‘고백신’은 고구려·백제·신라에서 따온 말. 바닥에 <그림2>를 그리고, 세 팀으로 나눠 팀마다 보물을 한 개씩 준비해 제일 안쪽에 보관한다. 상대편 땅을 공격할 땐 한쪽 발은 뗀 채 움직인다. 공격자는 두 발이 닿으면, 수비자는 선 밖으로 밀려나면 죽는다. 두 나라가 연합해 한 팀을 먼저 죽일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3개의 보물을 모두 가진 나라가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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