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의 소곤소곤 연예가] 웨딩싱어 성시경의 특별한 계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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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신혼부부가 가장 좋아하는 가수로 뽑힌 발라드의 황태자, 성시경. 데뷔 5년 차에 무려 200회 이상 결혼 축가를 불렀을 정도다. 지난주 10년 사랑의 결실을 맺은 아나운서 이지연의 결혼 축가도 그가 맡았다. 그런 그가 얼마전 기막힌 제의를 받았다는데.

"축가는 말 그대로 축하해주는 노래라 출연료는 전혀 안 받아요. 그런데 어떤 사람이 전화해서 2000만원을 줄 테니 딸의 결혼식에 축가를 불러달라고 하더라고요. 순간 고민은 됐지만 왠지 돈 받고 축가를 부른다는 것이 내키지 않아 정중히 거절했어요."

사실 그가 신랑신부를 직접 아는 경우는 몇 안 된다. 대부분 주변 지인들의 부탁으로 어색하게 식장으로 가게되지만 자신의 노래를 듣고 있는 신랑신부의 표정을 보면 참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또 시작된다.

"축가를 부를 땐 신랑신부가 저를 향해 서게 되거든요. 이때 시선처리가 아주 중요합니다. 예전에는 자연스럽게 신부 눈을 보고 노래를 불렀지요. 그런데 신부가 절 너무 뚫어져라 쳐다보면 신랑이 많이 불쾌해하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하는 수 없이 정말 어색하지만 신랑을 보고 축가를 부르거나 아님 두 눈을 질끈 감아버리죠."

결혼식이 대부분 차 막히는 토요일이다 보니 오토바이 대절은 필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은 예식이 다 끝나고 도착한 경우도 있었다. 그날 그는 흩어지는 하객들을 다시 성당 안으로 모아 무반주에 마이크도 없이 낯선 신랑신부를 위해 진심으로 노래 부르기도 했단다.

그렇다면 그의 결혼식 축가는 과연 누가 부를까.

"신부 친구들이 원하는 가수는 따로 있을지 모르지만 그 날 만큼은 제가 직접 불러주고 싶어요. 지금은 가사가 너무 좋아서 '사랑의 서약'을 부르는데 제 결혼식 때는 아마 그 사람을 위해 노래를 만들게 되지 않을까…"

아직 구체적인 결혼 계획은 없지만 특별한 계획은 하나 갖고 있다.

"축가전문 가수인 유리상자, 박학기 형들과 축가전문 회사를 만들면 어떨까 농담 삼아 얘기해요. 두 팀 부르면 한 팀은 서비스, 재혼시 50% 할인. 여기에 신혼여행 패키지까지 묶으면 어때요?"

이현주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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