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대부' 2인의 최근 변신] 카다피 평화 전도사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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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테러의 옹호자'로 불리던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평화전도사'로 변신했다. 카다피 원수는 미 시사주간지 타임 최신호(2월 7일자)와의 인터뷰에서 "이 세상에는 영원한 증오도 영원한 우정도 없다"며 "누군가 과거에 저지른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면 참작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리비아 관계가 호전된 데 대한 설명이다.


그는"민간인을 상대로 테러를 자행하는 아일랜드 공화군(IRA)을 지지한 것은 전술상의 잘못이었다"고 시인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잘못을 바로잡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카다피는 "전 세계 해방운동을 지지한다는 말을 해온 것은 나였는데 지금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자유를 내세우며 이 말을 반복하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꼬집었다.

대량살상무기(WMD)와 관련, 그는 "무기 개발은 리비아 혁명 초기에 시작됐는데 그때의 세계는 지금과 달랐다"면서 "세계의 동맹관계가 바뀌었고, 우리에게는 공격 목표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공격을 당해 핵무기로 보복한다면 이는 사실상 우리 자신에게 해를 가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다피는 지난달 26일 반기문 외교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도 리비아가 취한 핵 포기 조치를 그대로 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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