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기초자산으로 애용 종목, 주의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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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주가연계증권(ELS)이 기초자산으로 애용하는 종목에 주의하라’.

우리투자증권이 2일 ‘ELS의 영향에서 자유로운 종목 찾기’란 보고서를 통해 이렇게 주장했다. 올해 ELS의 기초자산으로 많이 등장했던 종목들의 주가 흐름을 관찰해 보니 이들 종목의 주가 흐름이 좋지 않았다는 것이다. 삼성전자(ELS 발행액 1조243억원)·삼성중공업(9100억원)·KB금융(8050억원)·포스코(7875억원) 등이 바로 이런 종목이다.

ELS가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이렇다. ELS를 발행한 증권사는 초기에 발행액의 20~30%에 해당하는 만큼 기초자산 종목을 산다. 그러고 나서 주가가 오르면 팔고, 떨어지면 사기를 반복한다. ELS 수익금을 주기 위해 이익을 만드는 과정이다.

발행 초기에는 증권사들이 기초자산을 사야 해 주가가 오른다. 하지만 이후에 주가는 박스권에 갇힌다. ‘오르면 파는’ 속성 때문이다. 특히나 ELS 발행이 많은 종목은 이런 식의 거래가 많아 여기에 주가가 휘둘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좀체 주가가 오르지 못한다는 게 우리투자증권의 분석이다.

물론 예외는 있다. 현대차(ELS 발행 6663억원), 현대중공업(6149억원) 등은 이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가 많이 발행됐는데도 주가가 많이 올랐다. ELS 운용에 따른 매도를 압도할 정도로 외국인이나 기관의 순매수가 들어온 경우다. 주가 흐름이 호조를 띠면 ELS가 조기상환돼 ELS 운용에 따른 부담을 바로 떨쳐버릴 수 있다. 또 그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가 다시 발행되면서 ELS 운용을 위한 초기 매수 때문에 주가가 좀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

우리투자증권 최창규 연구원은 “ELS가 기초자산으로 애용하는 대형주에 투자하려 한다면 최근 들어 외국인·기관들이 많이 매수하고 있는지를 꼭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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