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열린 마당

'사랑 도시락'도 많이 있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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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한 사회복지관에서 결식아동에게 도시락 편지를 쓰는 주부다. 네 명의 주부와 함께 일주일에 한 번씩 예쁜 편지지에 사연을 담아 도시락과 함께 배달하고 있다. 아이들이 도시락을 풀어볼 때 잠시나마 위안을 얻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일이다. 벌써 8개월째인데 한 번도 답장을 받아본 적은 없다. 하지만 아이에게 따뜻한 사연을 담아 보내노라면 오히려 그 자체로 나 스스로 위로를 받는 듯한 체험을 하곤 한다.

그런데 요즘 도시락 파문을 지켜보며 마음이 편치 않다. 결식아동 모두가 부실 도시락을 먹고 있지나 않을까 국민이 걱정하고 불신하는 게 아닌가 염려스럽다. 실제론 내가 자원봉사하는 복지관처럼 어떻게 하면 도움을 더 줄 수 있을까 신경쓰고 정을 나누는 곳이 많은데 말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그늘진 곳에 있는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려는 아름다운 사람들도 의외로 많다. 이번 파문을 계기로 공동체 의식을 가진 자원봉사자들이 더욱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평자.경기도 광명시 철산3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