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히트행정5-아이디어 '반짝' 주민곁에 '바짝']서울 '청계천 투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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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주민들에게 현장을 직접 체험케 한 청계천 투어, 소외되기 쉬운 장애자·노인을 감동시키는 복지시책…. 올해는 지방선거와 대선이 겹친 탓인지 지방자치단체마다 유권자들의 동의를 끌어내고 마음을 사로잡는데 주력한 흔적이 역력한 한 해였다. 중앙일보는 올 한해 동안 지자체들이 펼쳐온 업그레이드 행정사례 중 눈에 띄는 5건을 '2002 히트행정'으로 선정했다.

서울시가 청계천 복원의 필요성을 홍보하기 위해 지난 8월부터 시행해온 '청계천 투어 프로그램'이 행정에 시민들의 공감을 끌어내는 과정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광교∼청계3가(1.3㎞)구간과 청계7가∼청계6가(0.7㎞)구간 등 총 2.0㎞ 구간의 청개천 복개도로 하부공간을 2시간 동안 안내자의 설명을 들으며 직접 둘러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광교와 수표교 자리 등 조선시대 문화유적의 자취도 확인해 볼 수 있다.

이명박 서울시장이 취임직후인 지난 7월 11일 시 관계자들과 함께 청계천 지하를 둘러본 후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며 "시민 대상 체험프로그램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이 계기가 돼 시작됐다.

악취를 내며 흐르는 하수, 부식된 콘크리트 구조물 등 청계천의 실상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백마디 말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38차례 진행된 청계천 투어에 참가한 사람은 모두 3천2백여명으로 대다수가 가족단위 서울시민이었으나 지방에서도 자치행정 사례연구 차원에서 찾아온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이 가운데 서울 시민 2천6백2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83.2%가 청계천 복원에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참관 직전 조사때는 찬성이 61.9%였다.

시는 '세계생태학대회'에 참가한 각국의 생태학자들도 청계천 투어에 초청, '생태도시 서울'에 대한 홍보도 함께 했다. 김장건 청계천복원추진본부 홍보팀장은 "영국 BBC방송에서도 취재를 해가는 등 외국언론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청계천 투어는 당초 10월말까지만 실시할 예정이었지만, 시민들의 참가신청이 끊이지 않아 12월 말까지 연장 운영하고 있다.

시는 내년 1월부터 장교동 한화빌딩 앞에 들어선 '청계천홍보관'과 연계해 매일 하루 두차례씩 청계천 투어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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