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세계 곳곳 테러·무력충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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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25일 전 세계에 보내는 성탄메시지를 통해 "중동의 불길한 전운(戰雲)을 모든 사람의 노력으로 소멸시키자"고 호소했다.

교황은 관광객과 순례자 수천명이 운집한 성(聖)베드로 광장에서 낭독한 메시지에서 "테러리즘의 비극적 현실은 불확실성과 공포를 낳고 있지만 불신과 의심·낙담에 굴하지 말라는 절박한 호소도 드높아지고 있다"며 팔레스타인과 중동 지역을 지목, "폭력과 갈등을 종식하자"고 호소했다. 교황의 메시지는 이라크 전쟁 반대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성탄절에도 불구하고 세계 곳곳에서는 폭탄테러·무력충돌 사태가 잇따라 수십명이 죽거나 다쳤다. 이라크에서는 25일 유엔 무기사찰단이 수도 바그다드 인근의 공장시설을 재조사하는 등 여느 때와 다름없이 강도 높은 활동을 24일째 계속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인도 동부 말리아토카 마을의 가톨릭 교회에 24일 밤 무장괴한 20여명이 침입, 1천여명의 신도가 모인 가운데 미사를 집전 중이던 신부를 위협해 성당 금고 안의 귀중품을 강탈했다. 이들은 달아나면서 성당 안에 폭탄을 터뜨려 신도 7명이 부상했다고 경찰이 밝혔다.

파키스탄 경찰은 25일 수도 이슬라마바드의 성(聖)도마 교회를 상대로 한 공격계획을 적발, 교회 부근에서 수류탄과 탄약 등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반정부 분자들이 교회 부근에 수류탄과 탄약을 갖다놓았다"는 첩보를 입수, 주변을 수색해 무기류를 찾아냈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는 성탄절을 맞아 인파가 몰린 쇼핑몰 근처에서 폭발물을 허리에 차고 있던 체첸인 두 명이 체포됐다.

필리핀 남부 바실란 주에서는 25일 이슬람 반군과 정부군이 교전을 벌여 양측에서 각각 한 명이 숨졌다고 필리핀군이 밝혔다.

인도네시아 경찰은 25일 "중부 술라웨시주의 주도 팔루시에서 차량에 숨겨져 있던 질산암모늄 2백50kg을 적발, 압수했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질산암모늄은 1백90명의 사망자를 낸 지난 10월의 발리 디스코텍 차량폭탄 테러에 사용된 폭탄의 원료 물질"이라고 밝혔다.

중동지역 요르단강 서안의 나블루스시에서는 25일 이슬람 급진단체인 하마스와 이스라엘군 간에 총격전이 발생, 하마스 대원 한 명이 숨지고 두 명이 부상했다고 팔레스타인 의료 소식통들이 전했다. 이들은 팔레스타인인 두 명이 한 가옥 옥상에서 순찰 중이던 이스라엘 군에 발포, 교전이 벌어졌다며 "팔레스타인인 부상자 두 명은 이스라엘군에 체포됐다"고 전했다.

신은진 기자, 외신종합

nad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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