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장갑차 수백대 국경돌파 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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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미국이 21일 이라크 국경과 맞닿은 쿠웨이트의 사막에서 1991년 걸프전 이후 최대 규모의 군사훈련에 돌입했다.

이번 훈련은 수천명의 보병과 수백대의 기갑차량이 동원된 국경 돌파 훈련으로 중동 지역에 5만명의 병력을 추가 파병키로 했다는 미 정부의 전날 발표에 바로 뒤이어 실시되는 것이어서 이 지역의 전운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훈련에 참가한 제3 보병사단의 사령관인 뷰퍼드 블런트 소장은 "이번 훈련은 걸프전 이후 최대 규모"라며 "이번 작전에는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최정예 병력이 동원됐다"고 AP통신에 밝혔다.

이틀간 실시되는 이번 훈련은 걸프 지역에 파견된 부대 중 최대 화력을 보유, 이라크 공격 때 선봉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이는 제 2여단과 제3 보병사단이 이라크 국경 수㎞ 인근에서 가상 적의 참호와 지뢰밭을 파괴하는 실전 훈련이다.

통신에 따르면 훈련은 M1A1 탱크와 브래들리 장갑차로 무장한 미군 기갑병력이 참호 등을 포격하고 특수차량이 지뢰를 제거해 진격로를 확보하면 헬리콥터의 지원을 받는 보병 병력들이 진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에 앞서 미 국방부 고위 관리가 "내년 1월 초까지 걸프 지역에 병력 5만명을 추가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미 언론들이 20일 보도했다.

추가 배치가 이뤄지면 이 지역에 이미 주둔하고 있는 6만명의 병력을 포함해 걸프 지역에 파견된 미군 병력은 11만여명으로 불어나게 된다, 이 관리는 "추가로 파견되는 병력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개전 명령에 따라 내년 1월말이나 2월초 대 이라크 군사작전에 돌입하는 상황에 대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 라디오방송도 "내년 1월말 또는 2월로 예상되는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대비해 이스라엘군이 준비 태세를 강화했다"고 군 소식통을 인용해 22일 보도했다. 방송은 "군 지휘부는 민간 방공 당국과 공군에 전쟁 발발시 이라크가 보복 공격을 할 것에 대비, 준비 태세에 돌입하도록 명령을 내렸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과 영국은 이라크 공격의 1단계로 이라크 남부 바스라에서 해병대를 동원한 대규모의 상륙작전을 벌이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고 영국의 선데이 텔레그래프가 22일 보도했다.

신문은 영국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 "제3 특공여단 등 5천5백여명 규모의 영국 해병 병력과 미 해병 2개 부대가 합세해 바스라항을 공격한 뒤 지상군을 전선에 투입하는 계획을 양국이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채병건 기자, 외신종합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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