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지지 철회 盧후보에 타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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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외신들은 18일 '국민통합21의 노무현 후보 지지 철회'소식을 긴급 뉴스로 타전했다. 이에 앞서 외신들은 19일 한국의 대통령 선거가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서울로 취재진을 대거 파견했다.

◇"노무현 후보에게 타격"=AFP통신은 '선거 전날 盧후보가 결정적 지지를 상실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국민통합21 정몽준 대표의 충격적 결정은 盧후보에게 강타를 날릴 것"이라면서 "盧후보는 이회창 후보에게 미세하게 앞서 있었다"고 보도했다. AP 통신은 "선거 전날 발생한 정몽준 대표의 지지 철회는 여론조사에서 앞서가고 있던 盧후보의 승리 가능성에 의심을 던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대선은 민주주의의 승리'=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18일자 '청와대를 향한 투쟁'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한국 국민들은 활짝 핀 민주주의 아래 예측불허의 대접전이 주는 재미를 만끽하고 있다"면서 "이번 대선은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사설은 "권위주의에 시달렸던 한국이 이번 대선에선 풍요로운 선택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면서 "이는 독재에 대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역사적 투쟁, 그리고 그가 지난 수년간 펼쳐온 정책의 덕"이라고 치켜세웠다. 사설은 그러나 "승부는 결과를 점칠 수 없는 혼전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도 17일 '흥미진진한 한국 선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선거가 중도좌파 대 중도우파, 신예와 중견, 신세대와 구세대간 이데올로기 대결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주요 신문들도 18일 국제면 머리기사로 대선을 다루면서 "진보와 보수, 세대간 대접전이 벌어지는 양상"이라고 전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이번 대선을 '3金정치의 막을 내리고 21세기 새 지도자를 뽑는 선거'로 규정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양측 후보가 호각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미 국무부의 리처드 바우처 대변인은 17일 한국 대선 전망 및 결과에 대한 논평을 요구받자 "(외국의) 국내 정치문제에 대해서는 논평하지 않는다"며 코멘트를 회피했다.

◇뜨거운 취재 전선=주요 해외 언론사들이 대선 취재전선에 대거 몰리고 있다. 18일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중국 등 20여개국에서 3백여명의 취재진이 입국했다. 그러나 신고 없이 따로 입국한 취재진도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기자 2명을 임시 증파했으며 15명의 인력을 보낸 일본 NHK방송은 18일 도라산역에 임시 스튜디오를 설치하기도 했다.

안성규 기자, 외신종합

askm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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