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인도 3·1운동 참여 당시 독려 격문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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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3·1운동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던 천주교인들이 만세운동에 적극 참여했음을 확인해 주는 격문이 최초로 발견됐다.

국가보훈처가 최근 발간한 사료집 '3·1운동 독립선언서와 격문'에 수록된 내용 중 1919년 3월 21일 천주교 회원들이 경기도 고양군 송포면장에게 보낸 '경통(敬通)'은 만세운동에 참여하지 않은 면장과 면직원들에게 참여를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천주교 회원들은 경통에서 "우리 2천만 동포로서 독립되기 위해 경성 내 대개의 학생과 천주교인·노동자까지 모두 만세를 부르는데, 단 송포면장이 만세를 부르지 아니하니 무슨 까닭인가, 면장과 서기가 백성을 모아 3·27만세를 부르지 않으면 큰 변을 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교회사연구소의 최기영(崔起榮)박사는 "교단이 아닌 교인들에 의해 작성된 점으로 미뤄 3·1운동 현장에 많은 천주교인이 참여한 사실을 보여주는 역사적 가치가 높은 문서"라고 말했다. 보훈처가 영인본으로 제작한 '3·1운동 독립선언서와 격문'은 73건의 독립선언서와 격문·신문을 모은 것으로 책으로 발간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철희 기자

ch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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