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 내년초 이라크 공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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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미국과 영국은 이라크가 제출한 '대량살상무기 실태 보고서'가 많은 정보를 누락했다는 잠정 결론을 내리고 내년 초에 이라크 공격을 개시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굳히고 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가 15일 보도했다.

그러나 현지에서 사찰을 진행 중인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16일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생산한 증거를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대거 누락"=영국 정부의 한 관리는 "보고서에는 핵심 내용이 모두 빠져 있다"며 강한 불신감을 표시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특히 1998년 유엔의 이라크 사찰 당시 사라졌던 생화학제에 대한 언급도 없으며, 토니 블레어 총리가 지난 9월 공개했던 이라크의 대량 살상무기 개발 증거와 비교할 때 이라크 보고서엔 빠진 게 너무 많다는 것이다. 당시 블레어 총리는 "이라크가 아프리카로부터 우라늄을 확보하려 했고, 보유 중인 생·화학무기 일부는 45분 이내에 실전 배치가 가능하다"고 지적했었다.

신문은 "미국과 영국은 이를 중대한 유엔 결의 위반으로 선언하려 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내년 초 개전이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점차 굳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스 블릭스 유엔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위원장은 19일께 이라크 보고서에 대한 중간 평가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아직 증거 발견 못해"=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사무총장은 이날 "이라크 사찰활동은 순조롭게 진전되고 있으며 이라크가 핵이나 화학무기를 생산했다는 증거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고 16일 밝혔다.

한편 이라크 국민회의(INC)와 쿠르드 애국연맹(PUK) 등 50여개 이라크 반체제 단체 대표 3백30여명은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런던에서 회의를 열고 사담 후세인 대통령 축출 이후를 놓고 논의했다.

강홍준 기자

kang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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