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1 배붙임 이은 흑3의 절묘한 '원투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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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훈현9단(흑)과 송태곤3단(백)이 맞선 박카스배 천원전 결승4국이다. 16세 신예 송3단이 2대1로 앞선 가운데 11일 한국기원에서 벌어졌고 인터넷에서 생중계됐다. 송3단이 타이틀을 따내면 그는 1987년 이창호9단이 14살의 나이로 우승컵을 따낸 이후 두번째 어린 나이로 우승하는 것이기에 팬들의 관심이 컸다.

좌변에서 시작된 전투가 중앙을 휘감아 상변까지 번지고 있다. 그러나 이 대목에서 냉정하게 전장을 돌아본 조9단은 위기를 감지하고 싸움을 끝낼 때가 왔음을 직감한다. 그러나 어떻게 끝낼 것인가.

#장면1 흑A가 한눈에 들어오는 큰 수지만 백B로 살아가면 흑C의 후수로 연결해야 한다. 귀도 사는 수가 있어 이런 식이라면 흑은 아무 전과가 없다. 바둑도 이길 수 없다.

#장면2 흑1의 맥점을 짚은 뒤 3으로 뚫은 것이 절호의 수순이자 깨끗한 결단이었다. 흑 석점을 버리고 백 석점을 확실히 잡는 수였는데 맥점도 선명했지만 버리고 취하는 결단도 선명했다.

이 판은 조9단이 5집반을 이겨 천원전 결승전은 2승2패 타이스코어가 됐다. 마지막 한판은 내년으로 넘어간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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