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금리 인상 가능성 내비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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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중앙은행 총재가 물가 걱정을 내비친다는 건 금리를 올릴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이다. 지금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꼭 그런 모습이다.

그는 17일 서울파이낸셜포럼 강연에서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올 4분기에 한은의 중기 물가 안정 목표 중심치(3.0%)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에 각별히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세가 가팔라지면 소비자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도 높아질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것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금리 인상 폭이 크지 않은 데다 (금리 인상이) 예상됐기 때문에 금융·주택시장과 가계·기업 부문에 미치는 충격은 크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그는 “잠재성장률이나 물가상승률 같은 실물경제 상황에 비춰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는 매우 완화적”이라고 강조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그는 금리 정상화 속도는 국내외 경제 여건을 보고 결정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설명을 곁들였다.

김 총재는 하반기 경제 전망과 관련해 “하반기 한국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0.8%로 상반기에 비해 다소 하락할 전망이지만 상승세가 꺾이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통화정책의 또 다른 변수인 세계 경제와 관련해서는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회복 속도가 다소 늦춰지기는 했지만 회복 기조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현재의 환율 수준과 관련한 질문에는 “금리나 환율 같은 가격 변수에 대해 한은이 어떤 원칙을 고수하면서 특정 수준을 유지하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시장의 기능을 존중하되 지나친 변동성에 대해서는 우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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