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100% 안전한 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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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아마예선 조별결승>
○·송희재 ●·강승민

제 7 보

제7보(100~112)=각 도장에서 모인 ‘소년 선수’들이 총력전을 펼치는 입단대회장. 그러나 대개는 단 한 명을 뽑는 데 그치기에 대부분은 허탈하게 돌아선다. ‘1명 뽑기’는 무자비하다. 단 한 번의 실수도, 단 한 번의 불운도 용납되지 않는다. 오직 ‘1등’을 해야만 한다. 소년들의 바둑에서 닳고 닳은 노기(老棋)의 냄새가 풍겨 나오는 이유를 알 만하다. 실력이 이미 프로 상위권에 이른 한국기원 연구생의 애환이다. 초일류 기사가 되기 위해선 모험과 상상에 가득 찬 바둑을 두어야 하는데 살아 남기 위해선 그 반대로 가야 한다. 제도가 잘못 된 탓이다.

송희재는 연구생을 스스로 떠났고 강승민은 현재 연구생 2조로 서열 14위다. 언제 입단할지 모르는 이들에게 삼성화재배 같은 오픈 대회는 그나마 작은 위안이 될 듯싶다.

전보 99는 유리를 의식하고 몸조심한 수. 100은 불리를 의식하고 최대한 버틴 수. 강승민군은 101, 105로 망을 치며 대마잡이에 나설 듯하더니 107, 109로 꼬리를 내렸다. ‘참고도’ 흑1로 통째 잡으러 가면 대마는 꽤 위험해 보인다. 그러나 강승민은 백2 쪽의 선수 한 집 때문에 쉽지 않다고 봤다. 그보다는 중앙에 집을 짓는 것이 100% 안전하게 이기는 코스라고 본 것이다.

참고도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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