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빗댄 영화 포스터 패러디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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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면

19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요즘 정국을 패러디한 영화 포스터가 인터넷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반지의 제왕:두 개의 탑'과 '죽어도 좋아'의 패러디다.

'반지의 제왕' 포스터는 '대권의 제왕'(사진)으로 둔갑했다. 영화가 개봉하는 19일은 바로 대선 당일. '2002년 12월 운명을 건 최후의 전쟁이 시작된다!'라는 홍보 문구가 패러디에도 그대로 등장한다. 반인족(半人族) 프로도는 노무현 후보로, 마법사 간달프는 이회창 후보로, 권영길 후보는 엘프족 전사 레골라스로 바뀌었다.

70대 노부부의 사랑을 다룬 '죽어도 좋아'의 풍자도 재미있다. 이불로 앞을 가린 할아버지-할머니를 노무현-정몽준 후보로 바꾸고, 제목도 '둘 중 하나는 죽어도 좋아!'로 변형시켰다. 두 후보의 단일화 성사를 '불안한 동거'로 빗대 표현했다. 청춘 질주극 '일단 뛰어'는 '일단 찍어'로 바꿨다.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투표소로 달려가는 20대의 유쾌한 이야기'란 문구가 눈에 띈다.

영화 포스터 패러디는 지난 6·13 지방 선거 때 첫선을 보였다. 지난해 히트작 '달마야 놀자' 패러디에선 김대중 대통령이 극중의 박신양으로 변신, 스님들의 공격에 맞서 '목숨 걸고 버티기'에 들어간다. 현실 정치를 장난스럽게 비트는 이런 패러디들이 정치에 관심이 적은 젊은 네티즌에게 작은 영향이라도 줄 수 있을지….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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