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합동토론 이후>盧·權 지지자들 사이버 공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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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대선후보 TV 합동토론회가 끝난 뒤 민주당 노무현 후보 지지자들과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지지자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불꽃튀는 공방을 벌이고 있다.

盧후보를 지지하는 네티즌들은 3일 밤 토론회가 끝나자 대거 민노당 홈페이지로 몰려가 "권영길을 찍으면 이회창이 된다"는 홍보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예전에 이인제씨가 김대중 대통령 당선을 도와준 것처럼 이번엔 權후보가 이회창씨 당선을 도와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회창 되면 민노당도 사라진다. 후보 사퇴하고 노무현을 밀어라""현실을 직시해라. 진보정당은 아직 무리다"는 글도 있었다. 노사모 회원 金모씨는 "민주당과 동교동은 욕해도 괜찮지만 어제 토론처럼 盧후보는 공격하지 말라"고 했고, "민노당 꼴통들아, 이번 선거에서 이회창만 됐단봐라"는 식의 감정섞인 비난도 등장했다.

이에 맞서 민노당 지지자들은 "TV토론으로 누가 진짜 진보인지 드러났다. 盧후보야말로 사퇴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 민노당원은 "민주당이 대선 뒤에 해체될까봐 초조해서 아우성을 치고 있다"며 "권력의 해바라기 민주당은 진보를 논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또 민노당 지지자들은 "권영길 찍으면 권영길이 된다"면서 "노무현 정책이나 이회창 정책이나 다를 게 뭐냐""노무현 광신도들은 노사모 게시판으로 돌아가라"고 반격했다.

이들의 논쟁은 하루 새 2천여건이 넘게 이어지며 한때 민노당 서버가 마비되기도 했으며, 거꾸로 민노당 지지자들도 노사모 홈페이지에 몰려가 비슷한 논쟁을 유도하고 있다.

김정하 기자

wormho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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