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연결 2400㎞ 송유관 건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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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중국이 이라크전 위협으로 중동 유전에 대한 불안이 높아지자 안정적인 에너지원 확보를 위해 이웃 러시아와 손을 잡았다.

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AWSJ)은 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번주 베이징(北京)을 방문하는 기간에 두나라간에 송유관 설치 프로젝트에 서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베리아 안가르스크 유전에서 중국 동북부 정유단지간 2천4백km를 연결하는 이 프로젝트에는 향후 25년간 모두 25억달러가 투자될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1일 베이징에 도착했다.

하와이 동서문화센터의 우광 연구원은 "송유관 프로젝트의 서명은 단순한 우호협정 이상의 상징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국내 석유 수요의 절반을 중동지역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라크전이 발발할 경우 중국에 심각한 영향이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러시아산 석유의 수입 비중은 4%에 불과하다. HSBC 증권사는 최근 중국이 러시아산 원유의 수입을 크게 늘려온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지난 몇년간 석유-천연가스 송유관을 공유하는 문제를 협의해 온 끝에 국영 중국석유화학총공사(CNPC)와 러시아 2위 석유회사인 OAO 유코스가 최근 계약을 체결했다.

신문은 CNPC의 계열사인 페트로차이나가 시베리아 유전에 투자하고, 영국의 BP사가 이 프로젝트에 전략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에너지 협력 강화 협정과 관련해 전력교류도 활성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나라 교역은 지난해 처음으로 1백억달러를 뛰어넘었고, 올들어 10개월간 교역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 늘었다. 그러나 일본 및 미국과의 교역 규모에 비하면 여전히 10분의 1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가영 기자

ideal@joongang. co.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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