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1, 2등급 자연계 진학 장학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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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교육인적자원부가 내년부터 이공계 대학·대학원의 학생에게 매년 3백9억원 규모의 장학금과 학자금 융자 이자를 지원키로 한 것은 이공계를 살리자는 정부의 강력한 정책의지를 담고 있다. 이 사업은 해마다 비슷한 금액이 추가돼 4년 뒤부터는 매년 1천2백30여억원이 지원된다.

이는 지난해 국·공립대 학생 26만6천8백여명이 받은 장학금 총액(1천4백억원)과 맞먹는 액수다.

◇혜택 규모=올해 자연계열 수능 응시자는 20만4천여명으로 이 가운데 수리·과학탐구 성적이 모두 1등급(상위 4%)이라는 자격조건을 충족하는 학생은 3천5백명선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절반 정도가 장학금 지원 대상이 아닌 의·약학계열(정원 6천여명)로 빠져나가고 나머지 1천7백∼1천8백여명이 이공계열에 진학할 경우 사실상 거의 모두가 장학금을 받을 것으로 교육부는 보고 있다.

지방대 이공계열 장학금 신청자격인 수리·과학탐구 성적이 모두 2등급(상위 11%)인 학생은 1만2천여명 정도다. 이가운데 의·약학 계열로 진학하는 인원과 수도권 소재 대학에 지원하는 1·2등급 인원을 감안하면 지방대 이공계열에 진학하는 2등급 학생은 3천여명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2등급 학생들도 이공계열에 진학하면 2명 중 1명 이상꼴로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주요 대학의 경우 대학별 수혜 상한선인 20억원(10% 추가 가능)을 모두 받을 가능성이 커 3백∼5백여명의 학생이 혜택을 보게 된다.

◇신청 자격과 선발 절차=내신 상위 20% 이내와 수능 수리·과학탐구 성적 1등급∼2등급 이내인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자격기준을 갖춘 인원이 선발인원보다 적을 경우엔 기준을 다소 완화할 방침이다.

과학고 졸업자는 내신성적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수능성적만 적용하며 실업고·특성화고 졸업자는 내신에서 전교과 성적을 반영한다. 신청 절차는 학생이 대학에 신청하면 대학이 학술진흥재단에 명단을 보내고, 재단이 자격기준 등을 확인해 최종 대상자를 선정한다.

◇파급 효과=이번 대규모 장학금 지원 계획은 사실상 자연계열 우수학생들 상당수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실질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앞으로 수험생들의 이공계열 지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러나 이공계 기피현상의 해소를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이공계 출신의 사회적 처우가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남중 기자 nj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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