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돌풍'의 주역 왕레이8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11면

제1보(1~28)=최명훈8단은 중국의 쿵제(孔杰)7단과 장원둥(張文東)9단을 꺾고 8강에 올라왔고 왕레이8단은 다케미야(武宮正樹)9단과 고바야시(小林覺)9단 등 일본 기사를 연파하고 올라왔다.

올해 삼성화재배에서 '중국돌풍'을 이끌고 있는 왕레이8단은 최근 국제대회와 중국리그에서의 좋은 성적으로 중국랭킹에서 창하오(常昊)9단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선 인물. 중국리그에선 유창혁9단과 함께 윈난(雲南)팀에 속해 있는데 윈난에는 유명한 관광지 쿤밍(昆明)이 있고 이곳에서도 곧잘 바둑시합이 열리곤 한다.

10월 16일 오전 9시20분, 멀리 울산 방어진에 위치한 현대호텔 특설대국장에서 두 기사가 마주앉았다. 흑을 쥔 崔8단은 세력을 펼쳤고 왕레이8단은 짭짤한 실리바둑으로 초반을 시작했다. 왕레이의 백2,4는 요즘엔 거의 볼 수 없는 배열의 소목포진이다. "왕레이는 독창적인 바둑을 둔다"는 중국에서의 소문 그대로 그의 강한 개성이 이 두수에서 묻어나오고 있다.

崔8단도 실리에 민감한 바둑이지만 동시에 매우 두터운 스타일이기도 하다. 그는 7로 바깥쪽으로 붙인 뒤 13,15에 좌변을 눌러버리고 다시 17로 날개를 펼쳤다. 하변에다 집중 투자를 하겠다는 결심이다.

王8단은 즉각 18로 절단했고 이후 정석 수순이 이어졌는데 21로 키워죽이는 수순, 그냥 막지 않고 백22로 비튼 수, 그리고 25로 끊어 27로 몰아두는 수순등이 이 정석에서 음미할 만한 대목이다. 27이 놓이면 흑은 장차 A의 맛을 활용하여 백을 조여붙일 수 있다.

흑의 다음 한수가 어려운 대목이다.

박치문 전문기자

daro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