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기업 北진출 창구역 박종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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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1988년부터 한국기업들의 북한진출 창구역할을 해오다 94년 말 평양으로 소환됐던 전 금강산국제무역개발회사 박종근(58)사장이 최근 묘향경제그룹의 총재직을 맡아 다시 공개활동에 나섰다.

대만 경제일보 최근호(11월 21일자)는 북한 묘향경제그룹의 朴총재가 6일 대만무역발전협회(CETRA)를 방문해 대만기업의 대북투자 유치활동을 벌였다고 보도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朴총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일성종합대학 동기이자, 북한 '혁명1세대'중의 한명인 조명선 대장의 사위로 90년대 초 영웅칭호까지 받았던 인물이다.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그는 한때 한국·대만·일본·중국 등의 정치·경제·문화계 인사들과 폭넓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북한 내 실력자로 꼽혔다.

그러던 중 지난 94년 횡령과 비리혐의로 평양에 소환됐다. 그 이후 행방이 묘연했으나 지난해부터 朴총재의 복귀설이 조금씩 흘러나왔다.

지난해 1월 베이징의 대북무역업자들 사이에서 朴총재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별지시로 다시 대외무역을 맡게 될 것'이라는 설이 나돈 바 있다.

국내의 한 남북경협 관계자는 "朴총재는 자본주의 경제와 한국기업들의 사정에 정통한 金위원장의 핵심측근 인사"라며 "북한당국이 대외무역 확대 차원에서 그를 다시 기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남북경협에도 관여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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