健保직원이 개인정보 장사 보험사 관계자에 755명 진료기록 넘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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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원이 보험회사 관계자와 짜고 건강보험 가입자의 개인 정보를 유출해오다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7일 금품·향응을 받고 건강보험 가입자들의 개인 신상정보를 유출한 혐의(공공기관 개인정보 유출금지법 위반)로 국민건강보험공단 한 지방지사 대리 朴모(40)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또 朴씨에게 돈·향응을 제공하고 정보를 빼낸 혐의(배임증재 등)로 K보험 과장 金모(41)씨를 구속하고 같은 회사 이사 方모(49)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朴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올 4월까지 보험공단 전산망에 접속해 보험가입자 7백55명의 병원 진료기록 등 개인정보를 빼낸 뒤 이를 36차례에 걸쳐 팩스 등으로 K보험사측에 넘겨줬으며, 金씨 등은 정보를 받은 대가로 현금 90여만원과 네 차례에 걸친 향응을 제공한 혐의다.

경찰조사 결과 金씨 등은 보험금 신청자가 보험가입 이전에 고지하지 않은 병력이 있을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알고 정보 유출을 청탁했으며, 朴씨는 1년 뒤 5천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이를 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K생명이 이렇게 얻은 정보로 보험금 신청자 46명에게 지급해야 할 18억7천여만원을 삭감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른 보험사들의 불법적인 개인정보 유출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궁욱 기자

periodist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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