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1대선후보등록유세전본격화]제3후보들 출사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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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나라당 이회창·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2강 구도 속에 '넘버3'를 노리는 제3후보들도 출사표를 던졌다. 후보 등록 첫날인 27일 선관위에 등록을 마친 후보는 민노당 권영길(權永吉)·무소속 장세동(張世東)·사회당 김영규(金榮圭)·국민연합 이한동(李漢東·이상 등록순) 후보 등 모두 네명.

이 중 權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3% 내외의 지지를 얻는 '마이너 리그'의 선두주자다. 權후보는 이날 아침 일찍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에 들러 전태일 열사 묘소를 참배한 뒤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출마회견을 했다. 그는 "가진 자와 기득권층만의 사회가 아닌, 노동자·농민·도시서민 등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주인되는 사회를 만들겠다"며 "부유세를 거둬 교육비·의료비·주택비 걱정 없는 복지국가를 반드시 이룩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후 權후보는 부평 대우자동차를 방문한 뒤 용산 미군기지 앞에서 열린 의정부 여중생 사망 사건 관련 미군 무죄 판결 규탄 시위에 참석하며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張후보도 일찌감치 후보등록을 마친 뒤 전남 고흥 선영을 방문하는 것으로 대선행보를 시작했다. 그는 "걸레 같은 꼴불견 정당정치의 폐해를 말살하고 창조적 정치질서를 회복시키겠다"며 현 정치권을 강력 비난하는 것으로 출마의 변을 갈음했다.

金후보는 출마회견에서 "사회주의는 몇몇 지식인의 공상도, 불가능한 허구도 결코 아니다"며 "오늘 우리는 한국에서 사회주의 정치세력이 자본주의 정치세력과 당당하게 경쟁하게 됐음을 공식 선언한다"고 주장했다.

사회당 당원 두명은 선관위 등록에 앞서 선거상황실 입구에서 상복을 입은 채 '근조 선거법'이라고 쓴 영정과 '공정한 합동 TV토론 보장'이라고 쓴 TV 형태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李후보는 국립묘지를 참배하고 경기도 포천 선영을 방문한 뒤 오후에 후보등록을 마쳤다. 그는 "40여년간의 공직생활과 2년간의 총리직 수행 경험을 최대한 살려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정치를 펼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밖에도 민주공화당 허경영(許京寧)·민주광명당 명승희(明承禧)·대한통일당 안동옥(安東玉) 후보 등이 28일 후보등록을 할 계획이어서 이번 대선 레이스에서는 열명 안팎의 후보들이 각축을 벌일 전망이다.

박신홍 기자

jbje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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