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의 광주 경기 9회 말 2-2에서 끝내기 1점 홈런을 때려낸 KIA 김상현(오른쪽)이 동료들의 환영 속에 홈인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10경기 연속 홈런에 도전했던 이대호는 9회 초 마지막 타석을 외야 플라이로 끝낸 뒤 아쉬워했다. [광주=연합뉴스]
김상현의 대포로 5위 KIA는 4위 롯데에 두 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KIA 선수들은 개선장군처럼 홈인한 김상현의 얼굴에 케이크 크림을 묻히고 마구 두들겼다. 김상현은 “볼카운트 0-2에서 바깥쪽 공을 던질 것으로 예상했다. 홈런을 노린 건 아니었는데 마침 높은 공이 날아왔다. 예상 외로 타구가 잘 뻗어 홈런이 됐다”며 흐뭇해했다. 오른쪽 발목 부상에서 회복한 김상현은 복귀 후 16경기에서 홈런 7개를 터뜨리며 지난해 홈런왕의 위용을 과시했다.
반대편 더그아웃의 이대호는 이날 다섯 차례 타석에 들어서 단타 1개만 때렸을 뿐 홈런을 추가하지 못했다. 이대호는 지난주 ‘홈런 시리즈’ 기간 한국 기록(6경기 연속), 일본 기록(7경기 연속), 미국 기록(8경기 연속)을 차례로 넘어섰다. 그러나 자신의 기록을 경신하지는 못했다. 마지막 타석이 아쉬웠다. 9회 1사 1, 2루 찬스에서 KIA 마무리 윤석민의 바깥쪽 공을 힘차게 밀어쳤지만 우익수 글러브에 빨려들었다.
이대호는 “한국 기록을 경신한 7경기 연속 홈런과 세계기록을 작성한 9경기 연속 홈런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도망가지 않고 승부해 준 투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지금 성적(38홈런·111타점)으로도 개인 목표(30홈런·120타점)는 이뤘다고 본다. 남은 경기에서는 팀이 4위를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잠실에서 두산은 선두 SK에 2연승을 거두며 2위 탈환을 향해 큰 걸음을 내디뎠다. 두산은 1회 말 상대 선발 게리 글로버가 흔들리는 틈을 타 6점을 뽑아냈다. 오재원의 사구와 고영민의 좌전안타, 김현수의 고의 볼넷으로 얻은 1사 만루에서 최준석은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 선취점을 만들었다. 이어진 만루 기회에서 이성열은 2타점 2루타를 쳐내며 추가점을 냈다. 손시헌은 1사 2, 3루에서 좌월 3점포를 쏘아올리며 SK의 의욕을 꺾었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경기 중반 정재훈-고창성-이현승으로 이어지는 필승 계투조를 가동하며 9-5 승리를 지켜냈다.
광주=김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