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名家' 옛명성 되찾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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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한신공영이 '주택명가 재건'을 외치며 도약을 시도한다. 1980년대 서울 신반포에 2만여가구의 아파트를 짓는 등 주택전문업체로 이름을 날리다 97년 부도로 법정관리에 들어간 한신공영은 지난 9월 코암시앤시 컨소시엄에 인수됐다. 21일 법정관리에서 벗어났고 코암시앤시 대주주인 협승토건의 최용선(崔容銑·58·사진)대표이사 회장이 대표이사직을 맡아 25일 취임식과 함께 새 출발한다.

"신바람 나는 직장을 만들어 명문 주택업체의 명성을 되찾겠다"고 말문을 연 崔회장은 "우선 직원들의 처우를 개선해 동기 부여를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직원들이 자신을 회사에 투자하게끔 유도하면 명가부활은 어렵지 않으리라는 뜻이다.

그는 같은 주택 전문 업체였던 우성건설에서 10여년 근무한 기억을 떠올리며 평소 종합건설사를 멋지게 운영하고픈 욕심이 있어서 한신공영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법정관리를 받고 있었음에도 공사 실적이 많고 인적자원도 괜찮으며 지명도가 높아 매력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회사는 2000년 6천1백억원, 2001년 6천9백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비교적 많은 공사를 했으며 올해는 지난달 말 현재 5천4백억원을 기록했다.

5백여명의 직원들은 4년반 만에 만난 새 주인을 대체로 반기고 있으나 한편으로 불안한 속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작은 회사(협승토건)만 경영했던 그가 큰 회사(한신공영)를 어떻게 이끌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있지만 '점령군'에 의해 많은 사람들이 자리에서 밀려나지 않을까도 걱정이다.

그러나 崔회장은 "규모의 차이지 작은 회사나 큰 회사나 경영하는 방법은 같다"고 못박고 "결국 사람을 어떻게 쓰느냐가 성공 경영의 관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인력 품질이 좋은 회사인 만큼 조직개편을 최소화하고 한편으로는 직원들이 신나게 일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신공영은 분명히 장점이 많은 회사입니다. 오랫동안 법정관리를 받았음에도 공사를 꾸준히 해왔고 직원들의 애사심도 강할 뿐 아니라 주택시장에서 지명도도 매우 높습니다. "

그는 "다만 법원의 관리를 오래 받다보니 기업 마인드가 약간 결여된 것 같다"며 "그러나 이는 곧 해결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황성근 기자

hsgun@joongang. co.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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