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월드 개최지 나이지리아서 런던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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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미스 월드 대회를 둘러싼 나이지리아 이슬람계와 기독교도 간 유혈충돌로 인한 사망자 수가 2백15명으로 파악됐다고 AFP통신이 24일 보도했다.

미스 월드 대회 주최측은 지난 23일 나이지리아가 대회 취소를 발표함에 따라 개최지를 런던으로 변경하고 24일 전세기편으로 미인 대표들을 런던으로 떠나보냈다. 한국과 캐나다 등 일부 국가의 대표들은 지난 22일 나이지리아 철수를 결정했다.

엠마뉴엘 이유레 나이지리아 적십자 총재는 "유혈충돌로 북부 카두나에서 2백15명이 죽고 6백여명이 다쳤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며 "교회 15곳과 이슬람 사원 8곳이 소실됐다"고 말했다.

이번 충돌은 일간지 '디스 데이(This Day)'에 실린 '예언자 모하메드가 살아있다면 미스 월드 대회 참가자 중에서 아내를 선택했을 것'이라는 기사에 이슬람교도들이 분노하면서 발발했다. 이슬람교도는 나이지리아 인구(1억3천만명)의 절반을 차지한다.

2백50여 부족으로 이뤄진 나이지리아는 1960년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 잦은 인종·종교분쟁에 시달려 왔다. 99년 5월 올루세군 오바산조 대통령 취임으로 군부통치가 종식됐으나 엄격한 이슬람율법(샤리아법)을 적용하려는 북부 이슬람세력과 이에 반대하는 남부 기독교세력의 갈등은 봉합되지 않고 있다.

정재홍 기자

hong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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