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 교육 실천하는 선생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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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초등학교 6학년생 자녀를 두고 있는 학부모다. 아들과 학교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자주 갖는다. 아이의 말에 따르면 급우들 가운데는 아직 한글을 잘 모르는 친구들이 있다고 했다. 담임 선생님은 그 아이들을 위해 수업을 마친 뒤 별도로 한글을 가르친다고 했다. 아이들을 위해 방과 후에 시간을 낸다는 것은 선생님 스스로에게도 무척 부담스런 일이다. 그 선생님은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열심히 하지 않으면 쉬는 시간도 없이 수업을 한다고 했다. 아이들의 기분이나 맞춰 좋은 평가만을 듣기 원하는 선생님이라면 결코 그렇게 열성적으로 가르치지 않을 것이다.

요즘처럼 공교육에 대한 신뢰도가 무너진 교육 현실에서 이런 선생님이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각박한 교육현실 속에서도 소신껏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에게서 아들이 교육받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놓였다. 아직은 우리 공교육에 희망이 있다는 생각에 흐뭇하기까지 했다. 이 지면을 빌려 그 선생님께 깊은 존경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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