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주부터 달러 못쓰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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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북한이 다음달 1일부터 자국 내에서 미국 달러 사용을 전면 중단하고 대외결제를 유로화 등 다른 태환(兌換)화폐를 사용하도록 했다고 지난 22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평양발로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평양 주재 각국 대사관·유엔기구에 보낸 통지문에서 "조선무역은행은 앞으로 미국 달러화 계좌 소유를 폐지한다는 국가 결정에 따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선무역은행은 "조선(북한)에 주재하는 모든 외교기구는 11월 30일 이전에 은행의 달러 통장을 유로화나 다른 태환 화폐로 바꿔야 한다"며 "외국에서 조선으로 들어오는 외환은 반드시 달러를 제외한 유로화나 다른 태환 화폐로 바꿔야 하며, 조선의 기구나 기업과 결제할 때에도 유로화나 다른 태환 화폐를 사용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북한은 개인이 갖고 있는 달러는 조선무역은행에서 유로화나 다른 태환 화폐로 바꾸도록 했다.

신화통신은 북한당국이 이미 주민들에게 이같이 통보했으며, 지난 18일부터 달러화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달러를 갖고 있는 주민들은 조선무역은행 등 대외결제은행에서 다른 태환 화폐로 바꾸도록 했다고 덧붙였다.베이징(北京)의 관측통들은 이에 대해 "주민들이 장롱 속에 감춰놓은 달러를 끌어내기 위한 고육책 같다"고 말했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kjy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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