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차별 골프장 탓 우즈만 샌드위치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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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신문들인 뉴욕 타임스와 월스트리트 저널이 타이거 우즈의 마스터스 골프대회 참가 여부를 놓고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문제는 마스터스 골프대회를 개최하는 명문 골프클럽 오거스타 내셔널이 여성단체들의 끈질긴 압력에도 불구하고 여성을 회원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전통을 지켜나가겠다고 밝힌 데서 비롯했다.

여성계를 비롯한 진보세력은 우즈에게 이 대회에 불참함으로써 오거스타 클럽과 이 클럽의 윌리엄 존슨 회장을 '응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보수세력은 민간 골프클럽의 선택권은 보장돼야 하며 우즈는 골프에만 전념하면 된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 공방의 최일선에 뉴욕 타임스와 월스트리트 저널이 있다. 보수계층의 대변지로 인식되는 월스트리트 저널은 22일자 사설에서 "오거스타 클럽이 여성회원을 받아들일지 여부는 민권과 관계없으며, 우즈는 마스터스 불참을 요구하는 자유주의자들에게 겁먹을 필요가 없다"고 썼다.

저널은 "오거스타는 이미 여성의 입장을 허용하고 있으며 남은 문제는 아마도 백인일 극소수의 부유층 여성을 회원으로 받아들이느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뉴욕 타임스는 이에 앞서 지난 18일자 사설에서 '차별에 대항하는 차별'의 논리를 내세워 마스터스 대회에서 세차례나 우승한 우즈에게 이 대회 출전을 거부하도록 권유했다.

뉴욕 타임스는 이 클럽의 회원인 시티그룹이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의 최고경영자들에게도 이 클럽을 탈퇴하도록 권했다.

이에 따라 두 진영 사이에 서 있는 우즈의 입장만 난처하게 됐다.

[뉴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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