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마님' 박경완 SK에 새 보금자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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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느냐, 남느냐.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Free Agent) 대상자들이 22일 FA 자격신청 마감시한을 넘겼다.

지난 15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15명의 FA 자격 대상자 중 '자유'를 선언한 선수는 박경완(30·현대 포수·사진(左))· 안경현(32·두산 내야수·사진(右))·박정태(33·롯데 내야수)·강상수(31·롯데 투수) 등 네명뿐이다. 나머지 선수들은 소속 구단과의 원만한 합의를 통해 잔류를 선언했다.

지난해(FA 대상자 17명 중 4명만 '프리'를 선언)에 이어 올해 역시 신청률이 저조한 까닭은 그동안 FA에 대한 '거품론'이 팽배해지면서 구단들이 호락호락 지갑을 열려 들지 않기 때문이다. FA 신청서를 낸 선수들은 앞으로 명분쌓기와 장기전 태세에 들어간다. FA 자격요건인 아홉 시즌을 마친 뒤 얻게 된 '자유'를 최대한 이용해 몸값을 불리려는 것이다.

박경완은 지난해 양준혁(삼성)이 기록한 역대 FA 최고액(4년간 최고 27억2천만원) 이상의 몸값을 요구하고 있다. "내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고 싶다"는 박경완은 4년간 30억원선을 주장하고 있다. 현대 측은 그를 잡아놓고 싶지만 재정형편상 그 정도의 고액은 어렵다며 난색을 표한다.

현재 박경완은 고졸 무명이었던 자신을 정상의 자리로 이끈 SK의 신임 조범현 감독 등을 향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어 팀을 옮길 것이 유력해 보인다. 두산의 전천후 내야수 안경현도 구단의 최종 협상안을 거부하고 새 보금자리를 찾고 있다.

안경현은 21일 구단으로부터 4년간 15억원을 제시받았으나 '매년 타율 0.280 이상 유지' 등 까다로운 옵션 때문에 이를 거부했다. 안경현은 "불러주는 팀이 있다면 포지션 변경 등도 감수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LG·삼성 등을 마음에 두고 있는 것 같다.

롯데의 주축인 박정태와 강상수는 당초 구단 측이 내놓은 1년 재계약안에 강한 불만을 품었으나 최근 구단 측이 3∼4년 장기계약으로 물러섬에 따라 소속 팀과 원만한 합의를 이룰 가능성이 커 보인다.

KBO는 FA 신청자를 25일까지 공시한다. FA로 공시된 선수는 26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2주일간 원 소속팀과 우선 협상을 갖는다. FA 선수가 내년 1월 31일까지 프로야구 8개 구단과 계약을 하지 못하면 내년 시즌에는 뛸 수 없게 된다.

김종문 기자

jm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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