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지 않는 주상복합 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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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주상복합아파트 청약 열기가 식을줄 모른다. 최근 건설교통부가 주요 주택업체 대표들을 만나 과열 자제를 당부한 데 이어 업체들도 청약자격과 분양권 전매제한 등의 자율규제에 들어갔으나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시중 여윳돈은 주상복합아파트로 몰리고 있다.

22일 현대건설이 접수를 마감한 서울 양천구 목동 하이페리온Ⅱ에는 4만5천여명이 신청했다. 청약금(아파트 2천만원, 오피스텔 1천만원)만 7천5백억여원이 입금됐을 것으로 추산된다.

37∼76평형 주상복합아파트 5백76가구와 오피스텔 4백3실이 들어서는 하이페리온은 입지가 좋고 분양가가 인근 아파트 매매값보다 다소 싸다는 이유로 투자수요가 집중됐다.

현대건설은 가수요를 줄이기 위해 주상복합아파트 청약금을 당초 1천만원에서 2천만원으로 올리고 분양권 전매를 3개월간 금지하며 가구당 1채씩만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청약 첫날인 20일 9천2백여명이 접수한 데 이어 21일엔 1만5천명이 몰려 목동 모델하우스 주변이 극도로 혼잡하자 접수창구를 목동권 8개 국민은행 지점으로 확대하기까지 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시중에 여유자금은 많은데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는 현실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부산도 덩달아 열기다. SK건설이 수영구 광안동에서 접수한 SK뷰 주상복합아파트(3백29가구)는 21∼22일 이틀 동안에만 5천5백명이 신청, 16대 1을 넘었다.

한편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다음달 초 서울 서초동에서 내놓을 주상복합아파트 2백95가구(27∼62평형)에 가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고 청약자격 강화 등의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박원갑 기자

wk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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