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바닷가 사내 둘 ‘호수 바람쯤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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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강원도 출신 김경태·노승열
2언더파1언더파로 선전
양용은·우즈도 출발 괜찮아

남자골프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에 ‘속초 사나이들’이 떴다.

김경태(24·신한금융그룹)가 13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콜러의 휘슬링 스트레이츠 골프장에서 벌어진 대회 첫날 2언더파를 쳤다. 어니 엘스(남아공·4언더파) 등 선두 그룹과 2타 차 공동 12위다. 강원도 속초 출신 김경태의 고향 후배인 노승열(19·타이틀리스트)은 13번 홀까지 1언더파(공동 24위)를 기록한 상태에서 일몰로 경기를 중단했다.

“TV에서 보던 유명 선수들과 함께 경기하니 짜릿했다”는 김경태는 “아침에 안개가 많이 끼어 경기가 어려웠는데 후반 페이스를 되찾았다. 어려운 홀을 파로 막는 등 선전했다”고 말했다. 대회장인 휘슬링 스트레이츠는 미시간호 옆에 있어 바람이 많이 분다.

김경태와 노승열도 속초 바닷바람을 맞으며 자랐다. 차가운 바람 속에서 세계 최고 골퍼의 꿈을 안고 샷을 날렸다. 아직 10대인 노승열은 “최연소 메이저대회 우승이라는 목표를 갖고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타이거 우즈와 한 조에서 경기한 양용은(38)은 이븐파를 쳤다. 첫날 성적은 우즈가 1언더파로 앞섰다. 우즈는 첫 4개 홀에서 3개의 버디를 잡으며 양용은을 떼어냈지만 결국 멀리 달아나지 못했다. 양용은은 경기 전 “요즘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우즈와 내가 함께 부진에서 탈출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둘은 경기 중 화기애애했다.

한편 이날 오후 9시쯤 1라운드 잔여 경기가 속개될 예정이었지만 대회장에는 다시 짙은 안개가 몰려와 이틀 연속 경기 진행에 차질을 빚었다. 골프전문 채널 J골프는 2라운드에 이어 15일 3라운드와 16일 4라운드를 각각 오전 3시30분부터 생중계한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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