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불안장애 부모가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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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7면

사회공포증은 어떤 특정한 사람이나 상황에 부닥치면 극도의 긴장감과 불안감이 엄습하는 사회불안장애. 얼굴이 붉어지고, 진땀을 흘리며 심하면 침 삼키는 것조차 어려워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러한 사회불안장애가 부모의 양육태도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노경선 교수팀은 최근 사회공포증으로 진단받은 55명의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받은 양육방식을 조사했다. 부모의 애정이나 과잉보호 등 부모의 양육태도를 10개 요인으로 분류, 영향 정도를 평가한 것.

그 결과 10개 요인 중 자녀의 사회공포증을 유발하는 가장 나쁜 양육태도는 부모의 비일관성이었다. 비일관성은 부모가 자녀 통제의 기준이 없이 기분따라 행동을 하는 것이다.

이때 자녀는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해야할지 결정하지 못해 부모 눈치를 보며 불안해 한다. 특히 평소 허용하던 행동을 무조건 통제하는 것은 금물이다. 납득할 만한 설명이 없으면 아이는 왜 안되는지 불안해하거나 부모에게 적대감을 갖는다는 것이다.

과보호와 학대·방치와 같은 행동도 자녀의 불안장애를 높이는 원인들이다. 과보호에 의한 불안은 주로 유치원 등 아이의 사회생활이 시작되면서 나타난다.

3~4세까지는 집에서 왕자나 공주처럼 길러지다가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아이들로부터 왕따를 당하고, 갈등을 빚으면서 불안이 싹튼다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비일관성과 방치·학대에 의한 불안 형성은 아버지가 어머니보다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교수는 "아이에게 관심과 애정을 갖되 교육과 처벌을 할 때는 합리적이고 일관적인 태도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종관 기자 kojok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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