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자' 채팅방서 모의 中企 사장부부등 납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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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인터넷 채팅사이트에 개설된 '전과자(前科者) 대화방'에서 만나 범행을 모의한 뒤 중소기업체 사장 부부 등을 납치해 거액을 빼앗은 일당 4명 중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8일 부유층을 상대로 모두 1억여원의 금품을 빼앗은 혐의(특수강도 등)로 韓모(43)씨 등 두 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달아난 공범 崔모(17)군 등 두명을 수배했다.

韓씨 등은 지난달 25일 서울 강북구 李모(62·중소기업체 사장)씨의 단독주택에 흉기를 들고 침입해 다이아몬드 등 귀금속 8천여만원을 빼앗고 李씨 부부를 끈으로 묶은 뒤 李씨 승용차에 태워 납치했다. 이들은 6시간 동안 李씨를 태우고 다니며 빼앗은 신용카드로 현금 1천만원을 인출해 달아났다.

이들은 또 지난달 1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율동공원 앞에서 외제승용차에 타고 있던 40대 남자를 흉기로 위협, 빼앗은 신용카드로 현금 9백여만원을 빼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전과 4∼12범인 이들은 지난 10월 S인터넷 채팅사이트에 개설된 전과자 대화방에서 만난 뒤 "부유층 집을 털어 한탕 하자"는 등의 대화를 주고 받으며 범행을 모의했다. 이후 이들은 실제로 만나 서울시내 주택가를 돌며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는 것이다.

김현경 기자

goodjob@joongang. co.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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