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의 기본은 경계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8면

'작전에 실패한 군인은 용서해도, 경계에 실패한 군인은 용서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군인에게 가장 기본이 되는 임무를 게을리해 적에게 기습 당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뜻이다.

주식 투자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주식 투자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머니 게임'이다. 얼굴을 모르는 상대와의 '심리전'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함께 시장에 참여한 이들은 때론 동지가 되기도 하고, 적으로 변하기도 한다.

주식 투자라는 전투에선 상대방의 심리를 이용해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거꾸로 상대방의 심리 전술에 말려들어 손실을 볼 수도 있다.

투자자들이 치밀한 투자전략을 세우면서도 경계심을 잠시라도 늦춰선 안되는 이유다.

장이 오를 때 동승하지 못한 투자자는 비록 한 번의 기회를 놓쳤더라도 다음 기회를 기다려 더 큰 수익을 노릴 수 있다. 그런데 경계심이 풀어져 조정 국면에서 슬기롭게 대처하지 못한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버텨내기 힘들게 된다. 상승 장에서 겨우 얻은 이익도 다 잃는 수가 많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경계심을 높이면서 상대방의 심리전에 말려들지 않아야 할까. 우선 증시 주변에 온갖 호재가 만발하고, 모든 투자자가 향후 장세를 낙관적으로 확신하면서 주식을 사지 못해 안달하고 들떠 있는 분위기를 조심해야 한다.

또 개별 종목으로 보면 주가가 급등한 뒤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거나 주가의 움직임이 그동안의 흐름을 벗어나 아래로 향할 때 경계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

주식 투자는 한 번의 실패가 모든 것을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시장의 침체 국면뿐 아니라 활황 국면에서도 언제나 경계심을 늦추지 않아야 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