曺9단, 소생 불능의 치명상 입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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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면

제7보

(135~150)=백로 넘은 수가 사금파리처럼 반짝이고 있다. 曺9단도 이때는 이미 사태를 알았다. 얼굴은 붉어지고 머리는 헝클어진 채 그는 알 수 없는 소리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135 따내자 136으로 이었다.이때 전체를 살리는 수만 있다면 백로 넘는 수는 아무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게 안된다. 바로 그곳에 曺9단을 착각으로 인도한 고리가 숨어 있다.'참고도'를 보자.

흑1로 하나 먹여쳐 두고 5로 연결하면 백은 6으로 두 점을 잇는다. 이때 흑이 7,9로 아래쪽에 한 집을 내면 중앙 두 점을 때려낸 한 집과 함께 두 집이 나는 것이 아닐까 (백8은 이음). 보통은 그렇게 돼야 마땅한 것 같은데 중앙은 백10으로 먹여치면 집이 아니다. 曺9단은 부득이 139로 재차 두 점을 따냈고 그 순간 140으로 끊겨 흑 5점이 잡혀버렸다. 계산을 해보자. 이곳은 본시 흑집이 7집 난다. 백집은 하나도 없었다. 현재 흑집은 8집이 됐고 백집은 무려 15집이 늘었다. 백은 순이익만 14집.

게다가 A의 날일자 다음 B로 집는 수가 이젠 선수가 아니다.이것도 -2,3집. 또 은연 중 엷던 이 일대 백 대마가 아주 튼튼해졌다. 그런 것들을 계산하면 흑은 20집 정도의 손실을 입었다.

제 아무리 조훈현이라도 이 바둑만은 역전시킬 수 없게 된 것이다.

박치문 전문기자

dar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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