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 장기간 진통제 의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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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이 상원의원 시절부터 1963년 암살될 때까지 오랜 기간 척추 장애와 대장질환 등 각종 지병으로 고통받았으며, 다량의 진통제와 신경안정제에 의존했던 사실이 밝혀졌다고 뉴욕 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신문은 내년 출간 예정인 케네디 전기 『아직 끝나지 않은 삶:존 F 케네디』의 작가 로버트 달레크가 최근 케네디 대통령의 마지막 8년 간의 의료기록을 담은 파일을 열람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50년대 말 두 차례에 걸쳐 척추 수술을 받은 케네디가 지병을 앓았던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고된 대통령 집무를 위해 마약성 진통제인 코데인을 비롯해 하루에 여덟가지 이상의 약을 복용하고 진통제 주사를 맞았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된 것이 밝혀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신문에 따르면 케네디는 척추 장애로 인한 통증에 시달리면서 애디슨병·대장질환 등을 앓고 있었는데, 오랜 통증과 불안감·수면장애를 해소하기 위해 각종 진통제와 수면제·신경안정제·갑상선 호르몬제 등을 복용했다.

신문은 "케네디 대통령은 또 척추 통증으로 말년에는 왼쪽 양말과 신발을 혼자 신지 못했으며, 복부 경련으로 새벽에 일어나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면서 "그가 '젊고 건강한' 대통령의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흔적이 엿보인다"고 전했다.

박소영 기자

oliv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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