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 빚는 미국인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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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8면

탐 오레일리(40) 로크웰삼성오토메이션 사장은 자신이 직접 만든 도자기들을 꺼내 보이면서 "한국에서 사업으로 성공하려면 한국 문화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은 고객과 직원들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먹고 자란다"고 말했다. 로크웰은 지난 4월 삼성전자 공장자동화(FA)사업부와 합병했다. 그는 제휴 관계에 있던 양사가 몸을 합치게 된 것은 모두 효율적인 파트너십의 결과라고 말했다.

어머니와 형이 미술가인 그는 가족의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문화에 관심이 많았다. 탐 사장이 1998년 지사장으로 한국에 첫발을 내디디면서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가졌고, 가장 먼저 접한 것이 도자기였다. 경기도 광주에 있는 '나눠요 도예 학교'에서 한 달에 한 번씩 도자기 공예 수업을 들었다. 그는 "도자기 굽는 법을 배우면서 한국의 멋에 푹 빠졌다"고 말했다. 식당에서는 '빨리빨리'를 외치지만, 중요한 순간에 매우 신중을 기하는 한국인들의 인성을 도자기를 만들면서 체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스로 만든 도자기를 고객회사 임원이나 직원들에게 선물로 나눠주기도 한다. 탐 사장이 직접 만든 도자기를 받은 고객들은 그 어떤 선물보다도 기뻐한다는 것. 로크웰은 외환위기 직후인 98∼99년에도 매년 30%이상 매출액이 늘었다.

그는 "올해 처음으로 1천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업계 1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문화와 도자기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자신과 회사가 성공하는 밑거름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 코넬대(기계공학 전공)를 졸업한 뒤 86년 곧바로 로크웰에 합류했다.

김동섭 기자 don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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