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펀드도 불황… 공모 포기 줄이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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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투자자 모집에 실패하는 부동산펀드가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부동산펀드는 기관투자가.개인에게서 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한 뒤 수익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지난해 6월 첫선을 보인 뒤 잘 팔렸으나 부동산시장 침체로 수익을 내기가 어려워지자 최근 들어 공모를 포기.중단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맵스자산운용은 지난해 서울 명동의 한 유통센터 주차장 부지를 대상으로 부동산펀드를 공모하려다 접었다.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이 회사 김승길 상품기획팀장은 "부동산시장 냉각으로 수익률 높은 펀드를 개발하기가 어려워졌다"며 "수익성이 확실한 사업을 투자 대상으로 엄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M증권은 최근 경기도 안성에서 토지신탁사와 아파트 사업을 하기 위해 부동산펀드 350억원어치를 모집하다가 중단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정확한 사유는 밝힐 수 없다"고 했으나 수익 배분 등의 문제로 모집을 취소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사업은 지난해 하반기 K.H자산운용 등도 검토했다가 포기했다.

부동산펀드 모집 과정에서 목표 금액을 못 채워 판매대행사인 증권사가 남은 금액을 떠안기도 한다.

A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경기도의 한 아파트 사업에 투자한다며 펀드를 내놓았으나 금액이 미달하자 나머지를 증권사에 넘겼다. 업계 관계자는 "공식적으로는 모두 팔린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공모가 부진해 판매대행사가 미매각 금액을 인수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펀드는 운용기간이 2~4년이고 중간에 투자 원금을 돌려주지 않는다. 특히 빌딩.상가 등을 사서 임대수익을 투자자에게 나눠주는 사모형 펀드는 5년 이상의 장기 상품이므로 여윳돈으로 투자해야 한다.

성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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