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세력 "나 어떡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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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민주당 노무현,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의 단일화 합의로 민주당 탈당파 모임인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와 자민련 등 이른바 '제3세력'의 행보가 제동이 걸렸다.

이들은 단일화 협상이 결렬되고 여권이 분열됐을 경우에 대비해 독자생존 전략을 모색해왔기 때문이다.

우선 탈당의원들 조차 "교섭단체가 유보되더라도 단일화된 후보를 적극 지지하겠다"거나 "단일화가 되면 중부권 신당 등은 물건너가는 것"이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선 복당(復黨)하자는 얘기도 나온다.

이런 분위기는 민주당 내 추가 탈당을 주춤하게 하고 있다. 특히 호남 중진들의 발을 묶어버렸다. 탈당설이 나돌던 정균환(鄭均桓)총무는 17일 "두 후보간 합의는 대사건"이라면서 "후단협 의원들과 함께 단일대오를 이뤄 단일후보의 당선을 위해 총력전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당 잔류선언이다.

박상천(朴相千)최고위원도 거취문제에 대해 "실무협상 후 여러 사람과 상의해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두 후보가 참으로 큰 일을 해냈으며 내가 제안한 여론조사 방법이 채택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총재나 민주당 이인제(李仁濟)의원, 하나로 국민연합의 이한동(李漢東)의원도 입지가 좁아졌다. 이들은 16일 같이 골프를 치며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으나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18일 자민련 의원총회에서 진로가 결정되는대로 후단협과 공동으로 다음주 중 교섭단체를 구성, 돌파구를 마련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하지만 자민련 내 상당수 의원들이 한나라당 행을 고집하고 있고 후단협 내부에서도 교섭단체 구성에 이견을 보이고 있어 성사여부는 불투명하다.

이정민 기자

jm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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